[파이낸셜뉴스]
뉴욕 증시가 지난 주말 종목 순환(로테이션) 조짐을 보인 가운데 이 로테이션이 본격화할지가 투자자들의 관심사가 됐다. 로테이션 흐름은 이번 주 경제지표, 실적 발표에 좌우될 전망이다. UPI 연합
뉴욕 증시는 이번 주 본격적인 실적 시즌에 돌입한다.
지난주 JP모건과 씨티그룹, 웰스파고 등 월스트리트 대형 은행들의 실적 발표로 포문이 열린 2분기 실적 시즌은 이번 주에도 대형 은행 실적 발표로 문을 연다.
월스트리트에서 가장 오래된 투자은행 가운데 한 곳인 골드만삭스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15일(현지시간) 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투자자들은 그러나 18일 실적 발표에 관심을 집중할 전망이다.
이날 뉴욕 증시가 열리기 전 대만에서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이자 시가총액 기준으로 아시아 1위 업체인 TSMC가 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온라인 스트리밍 동영상 플랫폼 넷플릭스도 이날 실적을 발표한다.
AI 테마, 단기 전망 좌우
대만 TSMC의 분기 실적 발표는 인공지능(AI) 테마가 단기적으로도 지속 가능한지를 가름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TSMC는 지난주 예비 발표에서 2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비 40% 폭증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발표한 바 있다.
TSMC는 엔비디아가 설계한 AI용 고성능 그래픽 반도체(GPU)를 대신 생산하는 곳으로 엔비디아 매출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다.
엔비디아 반도체가 여전히 극심한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어 TSMC가 반도체 생산 속도를 얼마나 높이는지가 엔비디아 실적을 결정한다.
TSMC가 탄탄한 실적을 발표하면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테마가 다시 단기적으로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종목 순환
그렇지만 엔비디아 등 시장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대형 기술주들이 이번 주에 탄탄한 흐름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지난주에는 일단 경고등이 켜졌다.
UBS에 따르면 11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내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이른바 빅10 종목들은 주가가 평균 2.2% 하락했다.
엔비디아가 5.6%, 테슬라가 8.4% 폭락했고, 다른 M7 종목들도 모두 2% 넘게 하락한 바 있다.
UBS는 빅10 종목들이 이렇게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지난 20년 간 단 네 차례에 그쳤다면서 이 경우 한동안 증시가 종목 순환(로테이션) 흐름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상승 흐름에서 소외됐던 가치주, 중소형주가 시장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것이다.
소매매출·베이지북
그러나 로테이션이 단기적으로 강한 흐름을 형성할지는 이번주 발표되는 경제 지표에 달렸다.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경기 둔화를 의식해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하는 가운데 경제 지표가 급격한 소비 둔화를 나타내면 로테이션 흐름에 다시 제동이 걸릴 수 있다.
미 상무부가 16일 발표하는 6월 소매 매출과 연준이 17일 공개하는 12개 지역연방은행 경기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이 그 잣대다.
미 소매업체들이 하반기 들어 대대적인 가격 인하에 나서는 등 소매 둔화 조짐이 뚜렷해 6월 소매 매출 눈 높이는 이미 낮아졌다.
소비 둔화세가 이 예상보다도 가파른 것으로 확인되면 로테이션은 없던 일이 되고, 증시 전반이 하락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
실적 발표
한편 이번 주에는 실적 발표가 줄을 잇는다.
15일 골드만과 블랙록에 이어 16일에는 미 최대 의료보험·병원그룹 가운데 하나인 유나이티드헬스 그룹의 실적 발표가 있다.
같은 날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와 모건스탠리, 찰스슈와브, PNC파이낸셜 분기 실적이 공개된다.
17일에는 네덜란드 반도체 광학장비 업체 ASML과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 항공사 유나이티드항공, 알루미늄 업체 알코아가 실적을 발표한다.
19일에는 석유 탐사·시추·유전 서비스 양대 산맥인 슐럼버거와 핼리버튼의 실적 발표가 있다.
신용카드사 아메리칸익스프레스도 19일에 실적을 공개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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