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억제·핵작전 지침' 성명 채택
한미동맹 한단계 업그레이드
나토·IP4와 러북 협력 규탄 연대
안보 공동전선 다져 '큰 의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월터 E 워싱턴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진행된 방미 순방은 러시아·북한 군사협력에 대응할 안보 측면에 집중돼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는 평가다.
숨가쁘게 지나온 2박5일간 일정 속에 윤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 29년 만의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 방문 이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 한반도 핵억제 핵작전 지침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 한미동맹이 이제 정상화를 넘어 더 높은 단계로 업그레이드됐음을 대외적으로 알렸다.
나토 정상회의에선 러북 군사협력에 대한 32개 나토 회원국과 인태 파트너 4개국(IP4,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의 강력한 규탄을 비롯해 국제연대를 이끌어 러시아와 북한에 대한 압박 강도를 실질적으로 높인 것도 성과다.
이 외에도 윤 대통령은 30조원 규모 체코 신규 원전사업 수주를 위한 양자회담과 함께 나토 회원국들과 희토류 등 핵심광물 공급망을 비롯, 방산협력을 논의하는 세일즈 외교를 병행했다.
■안보순방 소기 성과 달성
14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지난 11일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을 열어 '한미 한반도 핵억제 핵작전 지침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지난해 4월 워싱턴선언 후 가동된 한미 핵협의그룹(NCG) 논의 결과물이 1년 만에 공동지침으로 현실화된 셈이다.
이번 공동지침으로 기존 재래식 전력 중심의 한미동맹이 핵전력 기반으로 격상됐고, 미국의 핵자산이 평시에도 한반도 임무로 배정된다.
특히 미국이 핵자산 전개 여부를 결정하고 제공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한반도 핵 운용 과정에 우리의 조직·인력·자산이 미국과 함께하는 확장억제로 진화됐다는 것에 대통령실은 의미를 뒀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현지 브리핑을 통해 "미국은 한국과 핵 관련 민감정보 공유를 확대할 것이고, 이를 위한 보안절차와 보안체계도 도입했다"면서 "한미동맹은 핵과 재래식 통합을 통해 양자 차원에서 직접 핵작전을 논의하는 선구적인 사례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윤 대통령의 지난 9일 하와이 인태사령부 방문은 업그레이드된 한미동맹의 상징적 장면으로 꼽힌다. 인태사령부 소속 장성들은 평소에 전 세계를 누비며 작전을 수행하지만, 특별히 윤 대통령 방문을 환영하기 위해 약 50개에 달하는 미국의 별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윤 대통령 방문 이후 사무엘 파파로 인태사령관은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한국의 전략핵잠수함 도입에 대해 "필요하다면 추진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국과 나토의 협력 강화대책을 쏟아낸 윤 대통령은 러북 군사협력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나토 회원국 및 IP4와 함께 내면서 공동대응 전선을 확실히 구축한 점도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세일즈외교 병행, 원전 수주 기대감↑
나토 정상회의 기간 윤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들과 양자회담을 갖고 세일즈 외교도 이어갔다.
주요 국가들과 양자회담에서 원전, 방산, 반도체, 인프라, 공급망, 인적 교류 등 여러 분야에서 실질적 경제협력 증진방안을 논의했다.
체코·스웨덴·네덜란드·핀란드 등 4개국의 각각 양자회담에선 원전협력에 대해 논의, 이달 내로 결정이 나는 체코 원전사업과 관련해 윤 대통령은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에게 적극적으로 한국 기업의 원전 수주에 도움을 당부했다.
30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체코 신규 원전 사업은 국제경쟁 입찰이 진행 중으로, 이달 말에 우선협상대상자가 발표된다. 우리나라의 한국수력원자력과 프랑스 EDF가 최종 경합 중이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