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표절 논란 이후 3년 6개월만에 공중파 방송에 복귀한 한국사 강사 설민석. MBC 방송화면 캡처
[파이낸셜뉴스] 석사 논문 표절을 인정하고 모든 방송활동을 중단했던 한국사 강사 설민석이 약 3년 6개월 만에 공중파 방송에 복귀했다.
설민석은 지난 12일 첫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심장을 울려라 강연자들’에 강연자 7인 중 1명으로 등장했다.
강연자들은 각 분야 일인자 7명이 같은 주제를 일곱가지 시선으로 해석해 강연하는 쇼 프로그램이다. 설씨를 포함해 오은영 정신의학과 박사, 김성근 전 프로야구 감독, 분쟁지역 전문 김영미 PD, 금강스님, 한문철 변호사, 코미디언 박명수가 강연자로 나선다.
설씨는 이날 방송이 끝날 때쯤 등장했다. 제작진은 설씨를 ‘한국사 열풍을 일으킨 주역’이라고 소개했다. 박명수가 “어떤 강의를 준비하셨나. 오랜만에 나오니 궁금해서 그런다”고 묻자, 설씨는 다소 긴장한 얼굴로 “어디에서도 하지 못한 이야기를 최초로 공개하겠다”고 답했다.
무대에 올라 청중 앞에 선 설씨는 한동안 뜸을 들이다 “저는 이 자리에 서기까지 너무 떨리고 공포스러웠습니다”라며 운을 뗐고, 이 장면으로 첫 방송은 끝났다. 이어진 강연 내용은 오는 19일 전파를 탈 예정이다.
한편 설씨는 2020년 12월 역사 왜곡 논란에 이어 석사 논문 표절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모든 방송에서 하차했다.
당시 국내 이집트고고학 전문가로 알려진 곽민수 한국이집트학연구소장이 tvN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이집트 클레오파트라 편에 대해 “사실관계 자체가 틀린 게 너무 많아서 하나하나 언급하기가 힘들 지경”이라며 공개 저격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설씨의 연세대 교육대학원 석사 논문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서술에 나타난 이념 논쟁연구’(2010) 표절 의혹까지 불거졌다.
이에 설씨는 자신의 SNS를 통해 “석사 논문을 작성함에 있어 연구를 게을리하고 인용과 각주 표기를 소홀히했음을 인정한다”며 “책임을 통감하며 앞으로 출연 중인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겠다”고 했다.
한편, '강연자들'을 연출한 박현석 PD는 지난 11일 OSEN에 설민석을 섭외한 이유에 대해 "설민석 씨는 단순한 역사적 사건 하나에도 깊이가 있고 이야기가 없는 게 없는 재미있는 장르라는 걸 알고 있는 분이라고 봤다"라며 "역사로 주제를 바라보는 분은 설민석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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