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 100년 간 제조업 생산성은 400% 향상됐지만 건설업 생산성은 거의 변화가 없다. 단순 반복작업을 로봇으로 대체해 자동화를 이룬다면 건설 현장의 생산성은 훨씬 좋아질 수 있다."
조원석 현대건설 건설자동화연구팀 책임매니저(사진)는 15일 건설 현장의 건설 로봇 도입 필요성에 대해 이 같이 강조했다. 조 책임은 현대건설에서 건설 로봇 개발을 맡고 있는 건설 로봇 전문가다.
조 책임은 건설 로봇과 건설 장비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사용자의 조종 여부를 꼽았다. 일반 장비는 사용자가 조종해야 움직이는 반면 로봇은 사람이 조종하지 않아도 스스로 환경을 인지하고 판단해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사람들이 일을 잘할 수 있게 도와주는 훌륭한 파트너인 셈이다.
조 책임은 "건설 현장에 로봇을 도입하면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한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안전성 면에서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수심이 깊은 해저 공간이나 지하 깊은 공간 등 극한 환경에서도 안전하게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건설 로봇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2019년 국내 건설사 최초로 로보틱스랩을 구축, 2020년 전담팀을 신설해 건설 산업에 필요한 맞춤형 로봇을 개발 중이다.
조 책임은 "로봇 제작 업체들이 로봇의 형태와 동작을 개발하는데 집중한다면 현대건설은 로봇이 건설 현장에서 어떤 일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거기에 맞는 차별화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며 "사람을 대신해 현장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무인 순찰로봇과 현장에서 직접 시공하는 업무를 대신 해주는 시공 로봇 등 건설 관련 전 분야에 걸쳐 맞춤형 로봇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건설 현장에서 자재를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는 물류로봇과 건물 내부에서 커튼월을 안전하게 설치할 수 있는 전담로봇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도 건설 로봇 산업은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로봇이 대규모 단순 작업을 처리하면, 해당 시간에 건설 전문가는 프로젝트의 창의적이고 섬세한 부분에 집중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어서다.
조 책임은 "글로벌 선진국들이 로봇 도입에 매우 적극적이다"며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는 도색, 비계조립 등 단순 작업을 돕는 자율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일본은 정부 차원에서 건설 생산성 향상을 위한 정책을 추진해 물류 로봇, 자재설치, 용접, 철근결속 로봇 등이 개발돼 이미 현장에 적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현대건설은 건설 산업과 로봇·인공지능(AI) 영역의 융복합으로 건설 맞춤형 로봇들을 직접 개발해 국내 건설 로봇 분야의 선두주자로 건설 현장의 혁신을 이끌어 왔다"며 "차별화된 기술력과 상상력으로, 더욱 다양한 건설 로봇을 개발해 세상을 이롭게 하는 새로운 건설 패러다임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건설은 지난 2021년 건설기술 공모전인 '스마트 건설 챌린지'의 로보틱스 부문에서 국토교통부 장관상을, 콘크리트 3D프린팅 로봇으로 제작된 구조물이 아시아 디자인 프라이즈 2024'에서 수상한 바 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