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화당 전당대회 화려한 개막
대의원 2429명중 2387명 지지
트럼프 3연속 대선주자 확정
'흙수저' 밴스와 러스트벨트 공략
민주당은 내달 19일 전대 개최
15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개막된 공화당 전당대회장에 설치된 전광판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입장하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 지난 13일 발생한 총격 사건에도 불구하고 오른쪽 귀에 반창고를 붙인 트럼프는 이날 공화당 대선후보로 선출됐으며 오하이오주 상원의원 J D 밴스를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지명했다. 연합뉴스
트럼프의 차남·차녀 15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파이서브포럼 경기장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차남인 에릭 트럼프(오른쪽)와 이복동생 티파니 트럼프가 행사를 지켜보고 있다. 에릭은 이날 플로리다주 공화당 대표로 참석, 아버지의 대선후보 지명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15일 오후 8시58분(현지시간)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린 위스콘신주 밀워키 파이서브포럼이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지난 13일 총격에서 살아남은 이후 전국적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환호성이 터진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직접 연단에 오르거나 마이크를 잡고 발언을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유권자들에게 강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트럼프, 3번째 공화당 대선후보
트럼프는 오는 11월 5일 미국 대선에 출마할 공화당 대선후보로 공식 확정됐다. 이날 투표는 각 주의 공화당 대표자들이 자신이 속한 주에 배정된 대의원들이 누구에게 투표할지 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뉴저지주 대표로 나선 마이클 테스타 상원의원은 뉴저지주에 속한 12명의 대의원이 모두 트럼프에게 투표한다고 밝힌 뒤 "지난 13일 (총격)사건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에게 투표할 수 있다는 점에 감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중들은 플로리다주의 발표 순서에 트럼프의 차남인 에릭 트럼프가 대표로 나와 아버지를 지지한다고 밝히자 환호했다. 반면 트럼프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가 켄터키주 대표로 나서자 행사장 곳곳에서는 야유가 쏟아졌다.
집계 결과 전당대회에 참여한 대의원 2429명 가운데 42명을 제외한 2387명의 지지로 트럼프가 공화당의 공식 대선후보로 선출됐다. 노스캐롤라이나주(12명), 버지니아주(6명), 미시간주(4명), 워싱턴DC(19명), 사우스다코다주(1명)의 일부 대의원들은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았다. CNN은 이와 관련해 반란표 중 일부가 경선에서 중도 하차한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에게 배정된 숫자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미 지난 3월에 대의원 과반을 확보한 트럼프는 오는 18일 전당대회 폐막식에 후보 수락 연설을 할 예정이다. 트럼프는 2016년과 2020년에 이어 3번째 대선후보에 오르면서 현직 대통령인 조 바이든과 싸울 예정이다.
미국 대선 역사에서 한번 건너뛰고 다시 당선된 대통령은 그로버 클리블랜드가 유일하다. 민주당 소속이었던 클리블랜드는 1884년 대선에 승리하여 22대 대통령을 지낸 뒤 1888년 연임에 도전했다가 낙선했다. 그는 1892년 대선에 다시 출마해 23대 대통령인 공화당의 벤저민 해리슨과 싸워 결국 24대 대통령이 됐다.
■부통령은 30대 '흙수저' 신인 밴스
트럼프는 전당대회 당일, 지명 투표가 끝나기 전에 자신이 세운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부통령 후보를 발표했다.
그는 "오랜 숙고와 생각을 거쳐 가장 부통령직을 수행하기에 적합한 인물은 오하이오주 연방 상원의원 J D 밴스라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전당대회에 모인 공화당 관계자들은 구두투표로 밴스를 부통령 후보로 지명했다.
올해 39세인 벤스는 지난 1952년 이래 최연소 부통령 후보다. 그는 오하이오주의 가난한 백인 가정에서 태어난 이른바 '흙수저' 출신이지만, 자수성가로 사업을 일궈 부유한 집안 출신인 트럼프와 대조를 이룬다. 그는 해병대에 입대해 이라크에서 복무했으며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밴스는 2016년 출간한 자서전 '힐빌리의 노래'로 유명세를 탔다. 공화당 당원으로 활동한 초기에는 트럼프를 비판했지만 2018년부터 트럼프 지지세력으로 돌아섰다.
현지 매체들은 트럼프가 흙수저 출신 초선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한 배경에 대해 쇠락한 산업지대인 '러스트벨트'의 저소득 유권자를 공략할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동시에 젊은 밴스는 고령 논란을 떨치지 못한 바이든과 대조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은 밴스 지명 당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 글을 올려 "밴스는 노동자 계층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이제 그는 트럼프와 함께 부자 감세 및 중산층에 대한 증세를 진행하고자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밴스에 대해 "현안에 있어 트럼프의 복제인간"이라며 "차이를 전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바이든, 트럼프 저지 준비
지난달 토론 패배와 이달 트럼프 피격 사건으로 수세에 몰린 바이든은 공화당에서 대선후보를 확정하자 이에 맞서기 위해 공격적인 선거운동에 나섰다.
바이든은 16일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 창립 115주년 총회에 참석하고 다음 날 히스패닉 민권단체인 유니도스 행사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바이든은 15일 공개된 NBC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를 겨냥해 "나는 취임 첫날 독재자가 되겠다고 말한 사람이 아니고,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는 사람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승리할 때에만 나라를 사랑할 수는 없다. 그가 말한 것들을 좀 생각해 보라"면서 지난 8일 발언에 대해서는 실수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8월 19~22일 전당대회를 열고 대선후보를 지명한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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