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은행 ELB 발행 75% 증가
ELS보다 수익 낮지만 안정성 장점
신한, 최근 비대면 ELB 펀드 판매
우리, 펀드·방카 부문 영업 집중
수수료 수익 1년새 28% 늘어나
은행권 초고액자산가들이 원금이 보장되는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와 방카슈랑스(은행 창구에서 판매하는 보험), 펀드에 눈을 돌리고 있다. 홍콩H지수 급락으로 자산가들도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에서 큰 손해를 보면서 대안 투자로 원금보장형 상품이 급부상한 것이다. 우리은행에서는 펀드와 방카 판매는 1년 새 약 28% 가량 급증했고 신한은행은 최근 ELB 비대면 판매를 시작하는 등 은행권이 원금보장형 상품을 원하는 고객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상반기 ELB 발행액 75.5% 급증
1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ELB 발행액은 10조334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발행액이 75.5% 급증한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ELS 발행액은 7조334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2% 급감했다.
ELB는 주가지수 등 기초자산 변동에 따라 수익이 달라지지만, 원금이 보장되는 점이 특징이다. ELS와 비교해 수익성은 다소 낮지만 리스크도 줄어드는 구조다.
올해 1·4분기 ELS 발행액도 지난해 말보다 23조원 줄어든 8조원을 기록했다. 특히 총 8조원의 ELS 발행액 중 원금지급형 ELS와 원금비보장형 ELS 발행액은 각각 4조원, 4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원금지급형 ELS 발행액이 약 1조원(33.3%) 증가했고, 원금비보장형 ELS의 발행액은 2조7000억원(39.7%) 급감했다. H지수 불완전판매 논란 속에 고객의 선택이 원금보장형 상품으로 쏠린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 WM 부문이 펀드, 방카, ELB의 대면 비대면 판매를 늘려나가는 것은 ELS 사태 이후 고액자산가 고객군이 증권사로 빠져 나가는 현상을 막기 위한 측면도 있다"면서 "기존과 달리 고액자산가도 은행을 방문하지 않고 앱으로 거래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방카·펀드 자산관리 실적 견인
ELS보다 높거나 유사한 수익성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은 방카슈랑스나 펀드 상품을 주목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지난달 기준 펀드 판매 수수료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5% 상승했다. 같은 기간 펀드 판매 수수료 수익은 179억4000만원에서 231억5000만원으로 급증했다. 우리은행의 방카 판매 수수료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7.7% 늘었다. 지난해 6월 말 374억원에 불과했던 방카 판매 수수료는 1년 새 477억7000만원 수준으로 늘었다.
펀드와 방카가 자산관리 영업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것이다. 송현주 우리은행 자산관리그룹장은 "현장 PB들을 만날 때 '상품과 시황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고객의 자산을 내 가족의 자산이라 생각하고 포트폴리오를 추천할 것'을 매번 강조하는데 그 성과가 조금씩 빛을 보는 것 같다"면서 "단기 실적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고객님들이 전적으로 신뢰하는 자산관리 영업을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10일 신한쏠(SOL)뱅크 앱에서 비대면으로 ELB 펀드 가입을 가능하게 했다. ELB 상품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고객 편의성 향상을 위해 판매 채널을 다양화한 것이다.
오경석 신한PWM 태평로센터 PB팀장은 "ELS 판매 중단여파에 지수 상승 부담까지 이어지는 가운데 다양한 구조의 ELB가 출시되고 있다"면서 "현재 정기예금 금리가 나날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투자원금은 지키면서 추가적인 알파 수익을 노려볼 수있는 상품중 하나가 ELB"라고 말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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