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프로잭트파이낸싱(PF) 대출채권, 정기예금 등을 기초로 한 자산유동화증권의 절반이 3개월 안에 만기를 맞는다. 약 70조원 이상의 만기가 돌아오는 것으로 고금리 장기화, 국내외 경기 침체 우려 속에 차환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그림자금융'의 비대화가 금융시스템의 불안성을 높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코스닥CKECK에 따르면 석 달 이내 만기가 돌아오는 유동화증권은 약 72조3920억원(16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전체 유동화증권 잔액(158조3470억원)의 45% 수준이다. 유동화증권은 대출채권, PF 대출채권, 매출채권, 정기예금, 회사채, 주식, 수익증권 등을 기초자산으로 유동화사채(ABS),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 형태로 발행된다. 은행, 증권, 저축은행, 캐피탈사 등이 신용공여를 통해 신용도를 보강해주는 구조가 대부분이다.
기초자산을 살펴보면 정기예금 약 40조원, PF 대출채권 약 38조원, 대출채권 약 23조원, 매출채권 약 19조원, 회사채 약 17조원 수준이다. 이 밖에 수익증권은 약 8조원, 신용파생은 약 4조7000억원, 주식이 1조5000억원 등이다.
특히 시장이 우려하는 것은 PF 대출채권을 기초로 한 유동화증권이다. PF 대출채권을 기초로 한 유동화증권은 총 38조3610억원으로, 이 가운데 58%에 해당하는 22조5320억원의 만기가 3개월 이내에 몰려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PF 대출채권 유동화는 올해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사비 상승 및 부동산 시장 부진에 따른 신규사업 감소 등 비우호적인 사업환경이 계속되면서 유동화증권에서의 조달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렇다 보니 유동화증권에도 강제상환옵션이 내걸리기 시작했다. 강제상환옵션은 일정 조건에 부합하면 일시에 상환해야 한다는 일종의 특약이다.
유동화증권은 원활하게 차환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신용보증을 제공한 금융사의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도 높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은행, 증권사의 신용공여 등 보증이 과도한 측면이 있다"면서 "이들의 역할이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본부장은 "고금리 장기화가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이라면 부동산 PF의 구조과정은 필연적"이라며 "부동산 PF 잠재부실 정리가 본격화되면 많은 증권, 캐피탈, 저축은행은 단기적으로 재무안정성 저하가 불가피하다"고 짚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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