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권고, 공무원 공공기관 징계 시효 10년
248개 지방기관 85% 3년..."시효탓 징계 피해"
성비위 등 수사 받아도 소속기관에 통보 안돼
권익위 '수사·감사 개시 통보 대상 포함' 권고
권익위원회
[파이낸셜뉴스] 지방공공기관 임직원의 성범죄와 음주 운전에 대한 '징계 사각지대'를 없애는 방안이 추진된다.
18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지방 공기업과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기관 등 지방공공기관의 임직원이 성 비위를 저지르거나 음주운전을 하고도 징계받지 않는 사례를 확인하고 징계 누락 방지 방안을 마련할 것을 행정안전부와 지방자치단체에 권고했다.
지방공공기관이란 지방공기업법과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기관법 등에 따른 지방공기업, 지방출자·출연기관 등을 말한다. 임직원 징계는 행정안전부 기준·지침에 따라 각 기관 자체 규정으로 운영되고 있다.
248개 기관의 징계 시효는 3년
현행 법령상 공무원과 공공기관 임직원의 경우 성 비위에 대한 징계 시효는 10년이다. 반면 291개 지방 공공기관 중 248개 기관의 징계 시효는 3년에 그쳤다.
권익위는 "소속 기관에서 성 비위 사실을 뒤늦게 알고도 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징계 처분을 하지 못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익위는 행안부에 지방공기업법 등 법령을 개정해 지방공공기관 임직원 성비위 징계 시효도 공무원과 같은 10년으로 늘리도록 권고했다.
권익위는 지방공공기관 임직원의 성 비위·음주운전 등으로 수사를 받아도 소속기관에 통보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공무원은 사건 성격과 무관하게 수사·조사 사실이 소속기관에 통보 된다. 하지만 지방공공기관 임직원의 경우에는 통보 대상이 직무와 관련된 사건으로 한정돼 성비위나 음주운전 등 단순 비위는 통보되지 않는다.
실제로 국민권익위의 실태조사 결과 6개 지방공공기관에서 총 9명이 음주운전으로 수사기관에 적발됐으나 소속 기관에 그 사실이 통보되지 않아 징계 시효가 지나, 주의・경고 처분에 그쳤던 것을 확인했다.
이준석 기자
유명무실 자진신고..아무도 안한다
음주운전으로 적발되어도 소속기관에 통보되지 않는 현 제도를 보완하기 위해 일부 지방공공기관에서 ‘음주운전 자진신고 제도’ 또는 ‘운전경력증명서 확인 제도’ 등 자체점검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상급 기관의 기준·지침에 관련 내용이 명시되지 않아 이를 운영하는 기관이 많지 않았다.
권익위는 행안부에 공기업·준정부기관 임직원에 준해 수사·감사 개시 통보 대상에 포함하도록 지방공기업법·지방출자출연법 개정 추진을 권고했다.
국민권익위 김태규 부위원장은 “이번 제도개선을 통하여 공무원에 준하는 지위를 가지는 지방공공기관 임직원의 윤리성·청렴성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 한다”고 말했다.
그래픽=박지혜기자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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