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및 건강 논란으로 대선 후보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후보에서 물러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달 부진한 TV토론 이후 공격적인 유세를 예고했던 바이든은 일단 코로나19 확진으로 격리에 들어갔다.
17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바이든은 전날 흑인 연예 전문 케이블방송인 BET 뉴스와의 인터뷰에 대선 완주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사회자 에드 고든은 바이든에게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 '이런 상황이려면 다시 생각하겠다' 라는 경우가 있겠나"라고 물었다. 이에 바이든은 "만약 어떠한 의학적인 상황이 발생한다면, 만약 누군가, 만약 의사들이 내게 '당신에게 문제가 있다'라고 한다면..."이라고 말을 흐렸다.
그러나 바이든은 그동안 후보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바이든은 트럼프 총격 이후 15일 인터뷰에서 총격이 대선에 미칠 영향에 대해 "나도 모르고 당신도 모른다"고 답했다. 바이든은 "나는 늙었다"면서도 "그러나 나는 단지 트럼프보다 3살 더 많을 뿐이다. 나의 인지력은 매우 좋으며, 나는 역대 어느 대통령이 한 일보다 많은 일을 지난 3년 반 동안 해 냈다"고 강조했다.
미국 민주당은 8월 19~22일 전당대회를 열고 대선 후보를 지명할 계획이었지만 트럼프가 이달 15일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지명되면서, 이달 안에 화상투표로 후보를 먼저 지명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17일 보도에서 민주당 내 반발로 인해 화상 투표가 8월 첫째주로 밀렸다고 전했다. 같은날 미 ABC방송은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뉴욕주)가 지난 13일 바이든과 비공개 회동에서 바이든에게 후보 사퇴를 권했다고 주장했다. 17일 기준으로 바이든에게 후보 사퇴를 요구한 민주당 현직 의원들은 하원의원 20명, 상원의원 1명이다.
또한 이날 미국 AP통신은 미국 시카고 대학 여론연구센터(NORC)와 공동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공개했다.
지난 11~15일 미국 성인 125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70%, 민주당 지지자의 65%가 바이든의 후보 사퇴에 찬성했다. 이처럼 당 안팎에서 궁지에 몰린 바이든은 건강 문제로 일단 선거 유세를 멈췄다. AP에 따르면 바이든은 17일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히스패닉 단체 행사에 참석해 연설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불참했다.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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