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주간 은행·카드 등 CEO 만나
책무구조도 앞두고 내부통제 강화
고객 중심 지속가능한 성장 강조
토크콘서트 등 직원과 소통도 활발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지난해 9월 서울 중구 신한금융 본사에서 열린 창립기념 22주년을 맞아 임직원과 '참신한 토크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 신한금융 제공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계열사 대표와 1대 1 릴레이 면담에 나섰다. 진옥동 회장은 지난해 3월 신한금융그룹 회장에 취임한 이후부터 최소 반기별로 계열사 대표와 만나 활발한 '소통 경영'을 벌이고 있다. 진 회장은 올해 금융사의 최대 화두인 '내부통제'를 재차 강조하면서 핵심 경영철학인 '정도경영'과 고객 중심의 '지속가능한 경영' 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진 회장은 이달 초부터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라이프, 신한투자증권 등 전 계열사 대표와 1대 1로 릴레이 면담 시간을 가졌다. 특히 면담은 배석자 없이 진 회장과 계열사 대표, 단 두 명만 참석한다. 이에 그룹 계열사 전체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하는 회의에서 못 다한 경영전략을 계열사별로 점검하면서 민감한 내용을 보고하거나 진 회장의 진솔한 조언을 듣는 시간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신한금융 계열사의 한 CEO는 "다른 계열사 CEO와 함께 만나면 겹치는 영역에 대해 있는 그대로 보고하기 어려운 지점이 있어서 1대 1로 만났을 때 (보고)한다"면서 "은행장 시절부터 부행장과 1대 1로 만나 상반기를 리뷰하고 하반기 경영방향을 점검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계열사의 한 CEO도 "지난해 회장님 취임 후 4~5월에 릴레이 면담을 했고 10~11월에도 했고 올해 연초에 했으니 반기별로 소통하고 있다"면서 "경영 상 애로사항을 듣기도 하지만 회장님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말씀을 쭉 하시는 편"이라고 전했다.
진 회장의 이번 릴레이 면담에서 관통한 키워드는 '내부통제'와 '정도경영', '지속가능한 경영'으로 요약된다. 특히 최근 금융권에서 발생한 금융 사고와 관련해 "CEO가 내부통제를 놓쳐서는 안 된다"면서 "정신을 차리고 일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는 것이다.
진 회장은 또 "항상 '정도경영'해야 한다"면서 "항상 빠를 순 없지만 치고 올라갈 수 있도록 응집된 힘을 기르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정도경영은 진 회장의 핵심 경영철학으로, 신한금융은 단기적인 실적 성장인 쉬운 길보다 '바른 길'로 가야한다는 의미다. 이에 진 회장이 취임한 이후 내부통제와 고객인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책무구조도를 금융사 중에 가장 먼저 도입해 '3선 구조'의 내부통제 시스템을 완비하고 있다. 철저한 내부 견제와 검증을 통해 모든 과정이 정당하면 신한금융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 진 회장의 신념이자 비전이다.
진 회장이 계열사 대표와만 소통하는 것은 아니다. 진 회장 취임 이후에 창립기념일에는 지주 뿐만 아니라 계열사 직원들과 토크콘서트, 컬쳐위크 등을 열고 '대본 없이' 직원들과 허심탄회하고 솔직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지난 1월에는 그룹 디지털 전환을 주제로 담당 실무진과 캔미팅(근무를 마치고 술을 마시면서 격의 없이 나누는 토론)을 열었다. 올해 상반기 동안 주요 계열사 임원과 조찬 간담회를 20회 열면서 타 그룹사와 협업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에 나선 것도 진 회장의 대표적인 소통경영 사례로 꼽힌다.
금융권 관계자는 "진 회장은 취임 이후 재무적 성과보다 그룹의 안정적인 일체감 있는 경영철학을 직원들에게 심어주는데 큰 목표를 갖고 있는 것 같다"며 "깊이 있는 코칭을 통해 꾸준히 관찰하고 피드백 하는 선순환 구조를 통해 그룹의 리더십을 구축하는 것이 진 회장의 경영철학의 핵심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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