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대선 후보 토론회 후 25일 만에 사퇴
오마바 전 대통령, 펠로시 하원 의원이 사퇴 결정적 역할
미국 대선 민주당 후보에서 사퇴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결국 고령 논란을 넘지 못하고 민주당 미국 대선 후보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열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대선 토론에서 말을 더듬고 발언 중간에 맥락과 상관이 없는 말을 하면서 고령에 따른 건강 및 인지력 논란에 휩싸이며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토론 이후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간 격차가 더 벌어지자 민주당 내 30여명의 상·하원 의원들이 잇따라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전당대회 직전인 지난달 13일 피격으로 부상을 당한 점도 바이든으로서 뼈아픈 계기가 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내 '영웅'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라는 건강 문제가 걸렸다.
이 과정에서 당에서 큰 영향력을 가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원 등이 등을 돌렸다. 이에 따라 바이든 전 대통령은 백기를 들었다.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에 따라 민주당은 다시 대선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
민주당은 다음 달 19~22일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전당대회를 개최하기에 앞서 다음 달 초 온라인으로 미리 후보 선출을 진행할 예정이다.
당내에서는 그동안 흑인·아시아계 여성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함께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 등이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시 대타 후보로 거론됐다.
당 일각에서는 '미니 후보 경선'을 통해 분위기를 띄워야 한다는 아이디어도 나왔으나 시간적 제약과 함께 당 분열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돼채택 여부는 확실치 않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성명 발표 직후에 자신의 러닝메이트인 해리스 부통령을 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지한 것도 이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에 대해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CNN에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바이든보다 이기기 쉽다"고 자신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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