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6월 17일(현지시간) 남중국해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필리핀명 아융인) 일대 해상에서 오렌지색 구명조끼를 입은 중국 해경 병력이 필리핀 해군 보트(오른쪽)를 둘러싸고 위협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베이징=이석우 특파원】필리핀이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던 남중국해 암초 지역의 물자 보급 활동과 관련 중국과 합의를 이뤄냈다.
중국 외무성은 22일 필리핀군의 남중국해 런아이자오(세컨드 토마스 암초)에 주둔 중인 필리핀군 병사들에 대한 보급 활동을 인정하는 담화를 냈다. 생활 물자 등을 보급하는 경우, 중국 측에 사전 통지나, 현장 감시를 조건으로 '인도적인 이유'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필리핀 외교부도 "필리핀 군함 BRP 시에라 마드레함에 물자를 공급하기 위한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라고 밝혔다. 필리핀군은 상륙함 시에라 마드레함을 1999년 세컨드 토머스 암초(필리핀명 아융인)에 고의로 좌초시킨 뒤 이 배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10명 안팎의 해병대원을 상주시켜왔다. 이를 위해 주기적으로 식량·선박 보강용 자재 등 물자를 공급해왔다.
최근 들어 중국이 필리핀군의 재보급 임무를 방해하면서 인근 해역에서 갈등이 고조돼왔다. 필리핀 측은 지난 6월 무장한 중국군의 공격으로 자국 병사의 손가락이 잘리는 등의 중상을 입었다고 주장했었다.
중국은 이 지역의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필리핀 상륙함을 끌어내 무인도였던 원래의 상태로 되돌려야 한다"라고 요구하고 있다.
다만 이번 합의에서 중국은 "군 거점을 영구히 하기 위해 대량의 건축 자재의 반송은 받아들이지 않는다"라고 조건을 붙였다. 또, "중국의 주권을 지키기 위해 단호히 저지한다"라고 밝혔다. 언제든 다시 갈등이 재연될 수 있는 상황인 셈이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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