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체계가 자신을 공격하는 희귀질환 ‘루푸스’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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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이유 없이 피곤하고 갑자기 양쪽 볼에 붉은 나비 모양 발진이 생겼다면 피부 질환이 아닌 희귀질환 ‘루푸스’일 수 있다. 루푸스는 면역체계가 자신의 신체 조직을 공격해 몸의 여러 장기에 염증이 생기는 만성질환이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류마티스내과 정성수 교수는 "최근 국내 루푸스 유병률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라며 "면역체계가 주요 장기를 공격하면 치명적인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22일 밝혔다.
국내에서는 약 1만에서 2만5000명 정도가 루푸스를 앓는 것으로 추정된다. 주로 15~45세 여성에게 발생하며, 여성이 남성보다 약 9배 높은 발병률을 보인다.
루푸스의 가장 흔한 형태는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다. 이유 없이 피로와 발열이 나타나며, 관절 부기와 통증, 양 볼에 나비 모양 피부 발진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신장, 심장, 폐, 뇌 등 다양한 신체 기관에 손상을 주면 신부전, 관상동맥질환 등 심장병, 폐렴 등 호흡기 합병증, 빈혈·백혈구·혈소판 감소증, 뇌졸중 등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발전하며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루푸스 환자의 약 50%가 루푸스 신염 등 신장 관련 합병증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루푸스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호르몬적,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에게 더 흔하게 나타나고, 임신, 출산, 폐경 등 호르몬 변화가 있는 시기에 루푸스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환경적 요인으로는 햇빛에 과도하게 노출되었을 때,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BV) 등 특정 바이러스나 세균에 감염되었을 때, 특정 약물에 노출되었을 때 루푸스가 발병 또는 악화될 수 있다. 우리 몸의 면역체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위장관의 미생물 불균형도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루푸스를 진단하려면 임상 증상과 여러 검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미국 류마티스 학회가 제시한 11가지 진단 기준 중 4가지 이상을 만족하면 루푸스로 진단된다. 주요 기준은 나비형 발진, 원판형 발진, 광민감성, 구강궤양, 관절염, 장막염, 신장 질환, 신경학적 질환, 혈액학적 장애, 면역학적 장애, 항핵 항체 등이다.
루푸스 치료는 환자의 증상, 질병 심각도, 영향을 받은 장기에 따라 맞춤형으로 진행된다. 주로 대증적 치료와 질병의 진행을 억제하는 치료를 적용한다. 약물치료로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항말라리아제,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 등 다양한 약물 치료가 있으며, 최근 JAK 억제제, 인터페론 항체 등 새로운 치료제도 사용되고 있다.
정 교수는 “루푸스를 가진 여성이 임신을 하면 합병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하지만 임신 전 상담과 계획, 정기적인 모니터링, 약물 관리 등 적절한 관리와 치료를 통해 충분히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루푸스 환자들의 생활 관리를 위해서는 건강한 식단,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휴식과 수면, 스트레스 관리, 자외선 차단, 금연 및 절주, 정기적인 의료 상담 및 검진이 권장된다.
가벼운 유산소와 저강도 근력 운동을 통해 근력을 유지하고 피로를 줄여야 한다. 가공식품, 밀가루 음식, 유제품, 단순당분이 많은 식품, 패스트푸드, 염분이 높은 음식의 섭취를 줄이고 채소, 생선, 통곡물 등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정 교수는 “루푸스는 현재로서 완치는 어려우나, 약물 치료와 생활 습관 개선, 정기적인 모니터링과 효과적인 치료 계획을 통해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며 "특히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의 최근 5년 생존율은 약 90~95%에 달한다"고 전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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