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초청을 받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나란히 서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11월 대선 출마 포기를 결정함에 따라 2년 넘게 진행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볼리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바이든의 후보 사퇴 결정에 대해 소셜미디어 X에 “우리는 어렵지만 강력한 결정을 존중한다”며 러시아가 점령하려는 것을 저지하는데 도와준 바이든 대통령의 지도력에 항상 감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후보직 사퇴와 함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선언했다.
그러나 11월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젤렌스키와 트럼프는 지난 19일 전화통화를 했으며 두 사람 모두 좋은 통화였다고 X에서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통화에서 트럼프의 공화당 대선 후보 지명 축하와 함께 피격을 모면한 것에 대한 위로의 뜻을 전했다.
젤렌스키는 통화에서 "추후에 만나서 우크라이나의 평화가 진정으로 유지되는 조치를 논의하는데 합의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간 통화는 2021년 트럼프의 대통령 임기가 끝난 후 처음으로 트럼프가 11월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펼칠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한 정책이 불투명한 것에 대한 유럽의 불안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진행됐다.
트럼프 진영은 미국의 우크라이나 군사 원조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들의 방위비 지출 규모에 비판적이었다.
또 지난 2020년 트럼프는 당시 대통령 시절 젤렌스키에게 바이든 당시 후보 부자에 대한 조사를 전화로 요구하면서 탄핵을 받기도 한 악연도 갖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원조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며, 재선 성공시 우크라이나 전쟁을 곧장 끝낼 것이라고 호언해 왔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도 트럼프만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인물이라고 자주 언급해왔다.
바이든 대통령이 공식 지지를 표명한 해리스 부통령 등 어떤 인사가 민주당 최종 대선후보가 되더라도 바이든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정책을 계승할 것으로 보이지만, 우크라이나 입장에서 문제는 현재로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기를 잡고 있다는데 있다.
지난 20일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처음으로 러시아와 협상할 용의를 보였다.
그는 11월 열리는 평화 정상회의에 러시아가 대표단을 보낼 것을 제안했다.
지난달 스위스에서 열린 평화 정상회의에 젤렌스키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군대를 먼저 철수해야만 협상에 응할 수 있다며 초청을 하지 않은 것을 볼 때 이번 제안에서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있다.
러시아는 전선에서 고전하고 있고 앞으로 미국과 유럽의 원조 규모에 어떠한 변화가 있을지 두가지 어려움에 직면해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와 헤르손, 루한스크와 자포리자 4개 지역을 완전히 포기해야만 전쟁을 멈출 것이라고 말해왔다. 또 평화 협정을 맺기 위해서는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을 포기해야 한다고 요구해왔으며 이에 우크라이나는 반발해왔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러시아 유라시아 연구원 오리샤 루츠세비치는 CNN과 가진 인터뷰에서 푸틴도 점차 기회가 줄어드는 것을 깨닫고 협상을 언급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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