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토론 부진 극복 힘들다고 판단, 정치인생 최대 결정
해리스 부통령도 발표 당일 아침에 통보
백악관 참모들 대부분 1분전에 알아
21일(현지시간) 미국 델라웨어주 러호버스비치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별장으로 연결되는 도로를 비밀경호국과 현지 경찰관들이 통제하고있다.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11월 대선 출마를 포기하기로 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당일 아침에야 최종 결정을 했으며 측근들이 발표 직전에 통보를 받는 등 짧은 시간에 빠르게 진행됐다고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AP통신 등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어려운 결단을 내리기 전까지도 출마를 고수했으며 선거운동 본부에서는 모금 행사와 지방 유세 계획을 준비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권자 결집을 자신하던 바이든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추가 토론회를 갖기 위해 대통령 토론 위원회와 새 규칙까지 논의했지만 결국 스스로 조용히 사퇴를 결심했다고 AP는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 고위 관계자들과 정치기부가들, 측근과 친구들로부터 대선 후보 사퇴 압력을 받아온 바이든 대통령은 하루전인 20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격리 중이던 고향 델라웨어주 별장에서 수석 전략가 마이크 도닐론과 스티브 리케티 고문과 전화 통화를 갖고 대선 후보 사퇴를 논의했다.
다음날 아침 후보 사퇴 결심을 굳힌 후 바이든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제프리 자이언츠 비서실장, 선거운동 대변인 젠 오말리 딜런에게 각각 전화로 알렸으며 백악관 대부분 참모들에게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발표하기 1분전에 통보했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별장이 위치한 델라웨어 러호버스비치에는 리케티와 도닐론, 비서실 차장 애니 토머시티, 부인 질 여사와 그의 비서실장 앤서니 버널이 모두 집결했으며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인생 중 가장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했다.
부인 질 여사와 아들 헌터를 비롯한 가족들도 대통령의 후보 사퇴 결정을 존중하기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말 열린 대선 후보 TV토론회에서 보인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그후 노력했으나 힘든 것으로 결국 판단했다고 백악관의 한 고위 관리가 말했다.
도닐론 백악관 전략가는 바이든 대통령이 카메라 앞에서 후보 사퇴를 발표하기 보다는 문자를 이용하기로 하고 같이 초안을 작성했으며 리케티 고문은 참모들에게 언제 어떻게 통보하는 것 등 다음 단계를 마련했다.
NYT는 현지시간 21일 오후 1시45분 바이든 대통령은 대부분의 백악관 고위 관리들과 선거 고문들에게 화상통화로 사퇴를 알리고 감사의 뜻을 전했으며 일부 고문들은 충격을 받거나 눈물을 흘렸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TV 토론회 부진 이후 나돌았던 각종 음모와 정보 유출을 차단하기 위해 온라인을 통해 대선 후보 사퇴를 하는 “자신의 길”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회 지도자들과 협력자들에게 전화를 하면서 대부분의 하루를 보냈다.
바이든 후보 사퇴 소식을 민주당은 반기는 분위기다.
한 행사장에 있던 리처드 블루먼솔 민주당 상원의원(코네티컷)은 바이든의 후보 사퇴 소식에 참석자들이 환호를 하며 안도를 했다고 전했다.
바이든의 대선 후보 사퇴를 요구했던 피터 웰치 상원의원(버몬트)은 자택의 정원 손질을 하던 중 방송을 통해 소식을 들었을때 순간적으로 전율을 느끼며 할말을 잃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크리스 쿤스 델라웨어주 상원의원은 통화를 가졌다며 "그가 지금까지 내린 결정 중 가장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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