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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오봉 전북대 총장 "지역 상생발전, 전북대 책무"

전북대, 기함(旗艦)돼 지역 상생 이끌 계획
경제 기여도 분석, 전북대 6조3300억원

양오봉 전북대 총장 "지역 상생발전, 전북대 책무"
양오봉 전북대 총장이 지난 16일 대학본부 집무실에서 취재진을 만나 대학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말하고 있다. 전북대 제공


【파이낸셜뉴스 전주=강인 기자】 "지역대학은 지역 발전을 이끌어야 할 책무가 있다. 전북대가 과감하고 담대한 혁신으로 침체 전북을 희망 전북으로 바꾸겠다."
양오봉 전북대 총장의 신념과 포부다. 그는 지역 상생형 대학 혁신을 추진해 전북대가 전북의 희망이 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같은 전북대 지역 상생형 혁신은 양 총장이 가장 앞에 내세우고 있는 '플래그십대학'의 전형이다. 우수한 두뇌, 우수한 교육과 연구 인프라 등이 가장 잘 갖춰진 대학이 선두에서 지역발전을 이끌겠다는 복안이다. 양 총장은 이런 지역 상생 전략이 국가 거점국립대학인 전북대의 책무이자 소명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지난해 선정된 글로컬대학30 사업부터 최근 유치 추진 중인 반도체공동연구소까지, 이 모든 사업의 종착점이 바로 지역 상생에 있다.

전북대는 올해 개교 77주년을 맞았다. 오는 10월 관련 기념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지역 성공 염원을 담은 세계경제인대회도 전북대에서 대규모로 열린다. 그만큼 올해는 대학과 전북특별자치도가 더 큰 걸음을 떼는 원년이라는 의미도 된다.

지역발전을 위한 담대한 혁신을 추진하겠다는 양오봉 총장을 지난 16일 전북대 대학본부에서 만났다.

양 총장은 "이제 대학과 지역은 운명 공동체다. 우리 전북대가 지역발전을 가장 앞에서 이끄는 플래그십대학을 자임하고 혁신에 나서는 이유"라며 "지역과 상생이라는 소명을 실천하기 위해 뛰고 또 뛰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전북대 '플래그십대학'은 어떤 모델인가.

▲해군의 기함(旗艦)을 뜻한다. 기함처럼 전북대가 지역발전을 가장 선두에서 이끌겠단 의미다. 그런 의미에서 글로컬대학30 사업 역시 ‘전북과 지역대학을 미래로 세계로 이끄는 플래그십대학’을 비전으로 삼았다. 거점국립대는 지역을 움직이는 핵심기관이다. 최고급 두뇌가 세계 수준의 학문 분야를 움직이고, 우수인재도 배출된다. 그러나 그동안 대학은 우수 인프라를 지역발전에 접목하는 일에는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다. 시대가 바뀌었다. 정부 정책도 지역을 향해 있다. 지역 상생에 대학이 나서야 한다. 대학이 나서면 지역이 발전한다.

―전북대의 지역 기여도는 어느 정도인가.

▲이번에 국립대 최초로 대학이 지역과 국가경제에 미치는 경제적 기여도를 객관적인 수치로 분석했다. 지속가능한 지역 상생 계획 수립을 위해서다. 생각보다 놀라웠다. 생산유발효과와 미래수입가치 등을 더한 총 경제적 가치가 6조3300억원으로 나타났다. 부가가치 유발효과에서도 7526억원으로 2021년 기준 전북 지역내총생산(GRDP)의 1.34%였다. 이는 장수나 진안 같은 지역의 GRDP를 뛰어넘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매년 5000명 이상 졸업하는 전북대 졸업생의 미래수입 가치도 분석해봤다. 지난해 학사졸업자 4070명, 석·박사 학위자 1176명의 미래수입가치가 4조5335억원이었다. 전북대가 존재만으로도 지역 내에서 엄청난 경제적 가치가 있는 핵심기관임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글로컬대학30 사업은 어떤 계획들이 있나.

▲전체적으로 10개의 세부 추진과제가 제시됐다. 새만금과 전주·완주, 익산·정읍을 3개축으로 대학과 산업 경계를 허무는 대학-산업도시인 JUIC 트라이앵글 구축한다. 지역 연구기관과 전북대가 원팀이 돼 지역산업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겠다. 또 학령인구 급감에 따른 대학과 지역의 위기 극복을 위해 외국인 유학생 5000명 유치와 이들이 지역에 정주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정부나 지역에서도 많은 호평이 있었던 서남대 폐교 부지를 재생해 지역 활성화를 이루기 위한 계획도 본격 시행 중이다. 내부적으로는 모집단위 광역화를 통해 학생들이 원하는 공부를 마음껏 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네 가지가 핵심적인 혁신이다. 모든 정책이 지역 상생과 궤를 같이 한다.

―지역과 함께 반도체 공동연구소 유치에도 적극 나서고 있는데.

▲반도체공동연구소는 전북의 주력산업인 차세대 모빌리티용 반도체와 반도체 케미컬 분야를 한 단계 더 성장시켜 대학과 지역이 상생할 소중한 자양분이다. 때문에 지방정부와 관련 기업, 정치권에 이르기까지 범지역적 열망을 하나로 모아 공모 유치에 도전장을 냈다. 이미 전북대엔 관련 인프라도 탄탄하다. 호남지역 유일하게 반도체 소자의 일괄 공정이 가능한 반도체팹이 구축돼 있고, 지난해 반도체특성화대학사업, 반도체 소부장사업 등에 선정돼 반도체 인재양성의 큰 잠재력을 갖췄다. 글로컬대학30 사업으로 추진할 JUIC 트라이앵글을 통해 새만금을 2차전지와 K-방위산업, 센서반도체 중심의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단 계획과도 상통한다. 만반의 준비는 끝났다. 이제 반도체 우수 인재양성을 위한 약속의 시간만이 남았다.

―올해 전북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인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도 전북대에서 열린다.

▲전북특별자치도가 이 대회를 유치하면서 장소 고민이 많았던 것으로 안다. 전북대가 있어서 다행이고, 고맙다는 여러 얘기도 들었다. 지역을 위한 일에 전북대가 나서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대학에서 열리는 대회이기에 더 이채롭고 주목도 받을 것 같다. 전북대 역시 세계적인 대회의 무대가 됨으로써 위상을 더 알릴 수 있는 계기도 될 것이다. 전북대를 찾는 세계 경제인들은 가장 한국적인 캠퍼스의 면면을 접하며 한국인이라는 공통의 자긍심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성공한 세계 기업가들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해 우리 학생들이 세계무대로 진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성공적인 대회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글로컬대학협의회 초대 회장을 맡았다.

▲글로컬대학30 사업의 또 다른 의미는 '상생'인 것 같다. 대학이 중심이 돼 지역을 발전시키자는 것이기에 그렇다. 그래서 우리뿐 아니라 이 사업을 추진하는 모든 대학, 지역이 다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글로컬대학들이 추진하는 혁신모델을 공유하고 성과를 확산시켜야 한다. 연대와 협력을 공고히 하는 것이 지금 나의 소임이다.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변화와 혁신은 여러 반대와 불편함을 동반한다.
하지만 그것을 감내해낼 때 우리는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 더 큰 희망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전북대는 지금 지역상생이라는 희망의 서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우리의 변화와 혁신이 지역의 희망이라는 사명으로 나아가겠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