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硏 '보험사기 범죄에 대한 양형기준 검토' 세미나
[파이낸셜뉴스]
사진=뉴시스
보험사기에 대한 처벌이 너무 약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보험사기의 특수성을 반영해 보험사기 양형 기준을 신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23일 보험연구원이 주최한 '보험사기 범죄에 대한 양형기준 검토' 세미나에서 주제발표에 나선 법무법인 세종 하태헌 변호사는 "현행 양형기준은 일반사기·조직적 사기 유형만 설정하고 특별법상 보험사기에 대해서는 양형기준이 설정돼 있지 않다"며 "보험사기에 대해 별도의 양형기준 유형을 분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기존의 사기 범죄 양형기준에 통신사기피해환급법상의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와 보험 사기를 새로운 유형으로 추가하기로 했다.
하 변호사는 '고의로 사고를 발생하게 하거나 허위로 사고를 가장한 경우', '보험가입 시부터 보험사기 목적으로 다수 보험에 가입한 경우', '타인의 신체나 재산에 피해를 입힌 경우 및 부수적인 범죄가 수반된 경우' 등을 보험사기 관련 가중요소로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의료인, 자동차정비업자, 보험모집인, 손해사정사, 보험회사 직원 등 전문직이나 보험산업 관계자가 보험사기에 관여하는 경우 보험사기 관련 가중요소로 설정해야 한다고도 했다.
보험계약 체결 시 고지의무를 위반한 경우, 상대방 동의 없는 공탁 등 현행 사기범죄 양형기준 중 감경요소로 돼 있는 부분은 제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 변호사는 "현행 사기범행 양형기준에서는 고지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를 감경요소로 보고 있지만, 보험사기에서 고지의무 위반은 가입 당시부터 보험사기를 전제로 하는 적극적 기망으로 위법 사항의 핵심"이라며 "고지의무 미이행을 참작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험사기는 피해자 법익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보험료 인상을 초래해 사회적 법익을 침해한다"며 "보호법익이 다르고, 보험사고 유발을 위해 별도 범죄가 파생되는 경우도 많은 점, 단독범행으로 저지르는 경우가 많은 점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법원에서 보험사기에 대해 보다 일관된 판결을 내려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희경 생명보험협회 보험계약관리부 부장은 "보험사기 범죄는 벌금형이 대부분인데 별도의 양형 기준이 없어 법관의 재량으로 판결함에 따라 비슷한 규모의 금액을 편취했더라도 징역과 벌금 형량 선고가 일률적이지 않다"며 "보험사기 범죄에 대한 법원의 형량 선고 시 원칙적이고 일률적인 판결 잣대를 적용한다면 판결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가 향상될 것이고 보험사기 범죄를 근절하는 데 일조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보험연구원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김대영 변호사도 "보험사기 범죄는 벌금형이 60%에 달하는 만큼 교통사고나 선거법 처럼 벌금형에도 양형기준을 도입해야 한다고 설득해야 한다"며 "관련 통계를 양형위원회에 구체적으로 제시한다면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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