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의회 의원들이 24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나온 '전북 간첩' 발언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전주=강인 기자】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의원들이 최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나온 전북에 대한 '간첩' 발언을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다.
전북특별자치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진보당, 정의당 소속 의원들은 24일 성명을 통해 "23일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전북을 간첩으로 매도하는 기상천외한 망언이 나왔다. 뭐라고 형용할 수 없는 놀라움과 분노가 치솟아 오른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 50년 전북의 현대사는 차별과 소외로 얼룩져 있는 비극의 역사였고 아직도 그 올가미는 전북특별자치도민을 옥죄고 있다"라며 "정부와 정치권이 배제와 차별, 누락, 무관심, 방치 등과 같은 온갖 부정적 딱지를 붙여온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그것도 양에 차지 않는 것인지 전북에 '간첩' 딱지를 붙이기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말은 생각을 담는 그릇이다. 이번 정치적 망언 역시, 평소 전북을 서슴없이 비하해도 된다는 천박한 사고와 전북특별자치도민을 타자화해서 고립시키려는 집단적이고 정치적인 기획이 하나의 당연한 규범처럼 자리하고 있었고 이것이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참을 수 없는 배설로 내뱉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북을 간첩으로 매도한 정치적 망언에 대해서 국민의힘 지도부는 전북특별자치도민에게 하루 빨리 공식 사과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 오욕으로 점철된 전북 비하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어야 할 것"이라며 "만약 이마저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우리 전북특별자치도의회는 도민과 함께 동학농민혁명에 서려 있는 저항과 혁명의 DNA로 거도적인 투쟁에 나설 것임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3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행사 사회자가 "아직 박수를 치지 않은 분들이 꽤 계신다"며 "이분들은 정체를 밝힐 수 없는…네, 어떤 간첩이라든가"라고 말했다. 옆에 있던 다른 사회자는 전북 당원들은 호명하지 않았다는 현장 반응에도 "아 그래요? 전라북도? 따로 해야 되나요?"라고 말해 논란이 되고 있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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