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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시장 2030년 367조... 은행 주도권 경쟁 본격화

부동산·예술작품 토큰화해 투자
국회 ‘STO 제도화’ 기대감 커져
STO로 銀-증권사 사업 시너지
마이데이터 기반 자산관리도 연계
STO 발행·유통·계좌관리까지
은행들 종합 플랫폼 구축나서

STO시장 2030년 367조... 은행 주도권 경쟁 본격화
은행권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부동산·명품·예술작품 등 실물 자산을 토큰화한 토큰증권(STO) 사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은행들은 발행·유통부터 데이터 검증, 계좌 관리까지 가능한 'STO 종합 플랫폼'을 염두에 두고 사업 전략을 짜고 있다. 22대 국회에서 STO 제도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보고 오는 2030년까지 약 367조원 규모로 급성장할 STO 시장에서 사업 주도권을 쥐기 위한 작업에 나선 것이다.

은행 중심 금융지주에서는 STO 사업이 은행과 증권사 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데다 마이데이터 기반 자산관리(WM)와도 연계가 가능한 만큼 STO 사업 모델을 적극적으로 발굴 중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6대 은행과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은행 현안 간담회를 갖고 STO 제도화에 대응해 은행권 준비 현황과 향후 추진 계획 등을 공유했다. 은행권은 당시 회의에서 "STO 계좌관리 기반으로서 역할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규제 샌드박스, 실증사업 참여 준비 등으로 STO 제도화에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자본시장법상 투자계약증권·비금전신탁수익증권으로 분류되는 STO는 코인과 달리 주식처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게 특징이다. 투자자들이 부동산 뿐 아니라 예술작품, 가축 등 동산에도 투자하고 향후 수익을 내면 투자금에 이익까지 더해 받을 수 있다.

은행권에서는 NH농협은행이 STO 시장에 가장 적극적으로 대비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달 정부의 '2024년 블록체인 민간 분야 집중·확산사업' 사업자로 선정됐다.

농협은행은 투자자·발행인에게 사용자 인증, 토큰증권 관리, 증권 신고서, 투자자 지갑 토큰배정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각 은행(계좌관리기관)과 연결하는 플랫폼도 준비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토큰증권 사업이 은행업계뿐 아니라 농축산업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

신한, 하나, 우리은행에서도 STO 시장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고객 투자자금 유치가 필요한 기초자산 기업들에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STO 사업추진 전략을 세웠다. 구체적으로 △비대면 신규 계좌 개설 및 청약 예치금 관리 솔루션 제공(예치금 관리) △토큰증권 규제 준수 및 발행 지원 인프라 제공(계좌관리기관) △토큰증권 투자상품 판매 대행 및 마이데이터 기반 자산관리 서비스 확대(상품 확대)의 3단계 전략이다. 이를 위해 상반기 미술품 조각투자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하반기에는 부동산 조각투자사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또 신한투자증권 플랫폼과 연계해 발행 및 유통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그룹차원에서 미래에셋증권, SK텔레콤과 함께 토큰 증권컨소시엄 '넥스트 파이낸스 이니셔티브(NFI)'에 참여하고 있다. 모바일 앱 하나원큐를 통해 조각투자사로 연계해주는 서비스도 제공 중에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5월 디지털자산 운용 플랫폼 '피스'를 운영하는 바이셀스탠다드와 업무협약을 맺고 STO 발행·유통과 관련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은행들이 이처럼 STO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것은 예대마진에 기댄 국내 은행사업 확장에 한계가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에서도 자본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STO 법제화 등에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답변을 통해 "STO 허용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큰 만큼 금융위원장으로 취임하게 된다면 관련 법안이 조속히 재발의돼 국회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박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