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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세곡, 어떻게 바닷길로 운송됐을까

국립해양박물관 '조행일록, 서해바다로 나라 곡식을 옮기다' 개최

조선시대 세곡, 어떻게 바닷길로 운송됐을까
부산 영도구 동삼동 위치한 국립해양박물관이 오는 30일부터 2층 기획전시실에서 '조행일록, 서해바다로 나라 곡식을 옮기다’를 개최하기로 해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구립해양박물관 제공


[파이낸셜뉴스] 부산 영도구 동삼동 해변가에 위치한 국립해양박물관(관장 김종해)은 오는 30일부터 10월 27일까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올해 기획전시로 '조행일록(漕行日錄), 서해바다로 나라 곡식을 옮기다’를 야심차게 개최한다고 25일 밝혔다.

조행일록은 함열(현 전라북도 소재) 현감이었던 임교진이 썼다. 1863년 전라도 세곡을 한양으로 운반한 과정을 담고 있는 가장 오래된 일기로 19세기 조운 실태를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조선시대 나라를 움직이는 근간이었던 세금을 걷는 일 가운데 곡식을 배로 옮겼던 ‘조운(漕運)’과정을 재조명한다.

조선시대 세곡, 어떻게 바닷길로 운송됐을까


조운을 기록한 가장 오래된 일기인 ‘임교진의 조행일록’(국립해양박물관 소장)을 중심으로 세곡 운송 과정을 따라 총 3부로 꾸며질 예정이다.

1부 ‘나라 곡식이 금강으로 모여’는 조행일록을 쓴 임교진이 함열현감으로 부임 후 금강 일대 여덟 고을의 세곡을 걷고 출항하는 과정을 담았다. 이야기가 시작되는 함열현의 옛 지도, 전라도 현황을 적은 문서 등이 조행일록과 함께 전시된다.

2부 ‘서해를 따라 경강(현재의 한강)을 향해’에서는 조운선이 금강을 벗어나 서해를 항해하며 풍랑을 만나고 배가 파손되는 등 다양한 사건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서해 항로를 연출한 대동여지도, 조운선 물길 안내를 마친 후 발급한 증명서, 현재까지 조사된 유일한 조선시대 침몰선인 마도 4호선 출수 유물 등이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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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또 다른 난행, 경강을 거슬러 한양으로’는 한강 항해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한양에 도착 후 세곡을 납부하는 과정을 담았다. 광흥창(廣興倉·조선시대 거두어들인 세곡을 쌓아두었다가 관리들의 녹봉을 지급하던 곳) 관리의 승진 임명장(국가지정유산 보물)과 광흥창 인장, 세곡 납부 문서 등이 전시될 예정이다.

현재까지 단 두 점만 알려진 조운 일기 중 하나인 조희백의 을해조행록(국립중앙도서관 소장)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조선시대 세곡, 어떻게 바닷길로 운송됐을까


이번 전시기간 다양한 연계 행사도 준비돼 있다.

박물관 주출입구 입구에는 임교진을 형상화한 대형 공기 조형물이 설치돼 관람의 재미를 더한다.

낮시간 관람이 어려운 성인들을 위해 저녁 7시 학예사의 해설을 듣고 차를 마시며 감상을 나누는 ‘큐레이터의 시선’이 8~9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 진행된다.

전시 기간 중 임교진 등 조행일록 속 등장인물의 동명이인에게는 푸짐한 선물과 관람 혜택이 주어진다.

김종해 국립해양박물관장은 “조행일록은 19세기 조창(漕倉)의 운영과 조운 실태를 보여주는 매우 희귀한 자료”라며 “나라 곡식을 무사히 옮기기 위한 관리와 조운선 선원들의 노력을 톺아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