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중국서 생산능력 30% 감소
히노자동차도 중국서 엔진 생산 철수
작년 6월 닛산은 장쑤성 공장 폐쇄
중국 허베이성 우한에 있는 혼다자동차 합작 조립공장. 뉴시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중국 시장 철수가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25일 혼다자동차가 중국에서 공장 3곳을 폐쇄하고 생산력은 30% 줄일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혼다는 중국의 7개 생산 라인 가운데 3개를 폐쇄하고 연간 생산력(내연기관 차량)을 149만대에서 100만대로 줄일 방침이다.
광둥성 광저우시 공장은 10월, 후베이성 우한시 공장은 11월에 각각 생산을 중단하고 광저우시 공장은 폐쇄 혹은 휴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줄어드는 생산력은 약 50만대로 혼다의 글로벌 생산에서 10%에 해당한다.
최근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생산을 대폭 늘리며 동남아시아 시장까지 저가 차량을 수출하면서 저가 출혈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
다만 교도통신은 혼다가 중국 내 내연기관 차량 생산능력을 연간 29만대가량 줄이고 전기차(EV)는 24만대 늘릴 계획이라며 전체적인 생산능력 감소는 5만대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닛케이는 "중국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 주도로 전환되면서 혼다의 6월 판매량이 전년동기대비 40%가량 줄어드는 등 일본 자동차가 고전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엔진 생산을 다루는 상하이히노엔진이 2025년 청산할 계획인 것을 비롯해 일본 메이커의 중국 사업 재검토가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닛산자동차는 지난달 장쑤성에 있는 창저우 승용차 공장을 폐쇄했다. 미쓰비시자동차도 지난해 광저우자동차그룹과 합작사업을 중단했다.
아울러 일본제철은 중국 최대 철강 기업 바오산강철과의 중국 내 자동차용 강판 합작사업에서 철수했다.
이와 관련 지지통신은 그 배경에 대해 "주된 공급처가 되는 일본계 자동차 제조업체가 중국에서 전기차 시장 확대를 놓쳤다는 사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거액의 보조금 등을 통해 자국 전기차 제조업체를 지원해왔다. 중국의 올해 상반기 신차 판매 중 전기차 등의 신에너지차는 전년 동기보다 30% 이상 많은 약 500만대로 급속히 성장했다.
하지만 일본 업체들은 하이브리드차나 가솔린차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어 전기차 개발에서 다소 뒤처지고 있다.
일본제철과 바오산강철의 합작회사는 2004년 설립돼 올해 8월 20년의 기간 만료를 앞두고 양사가 2년 전부터 향후 운영에 대해 논의해 왔다.
일본제철은 양국의 수교 후 경제협력의 핵심으로 바오산강철의 고로 건설을 지원하는 등 중국 철강업 발전을 지원해왔으나 합작회사 청산에 따라 중국의 강재 생산 능력을 70% 삭감했다.
향후 일본제철은 성장을 전망할 수 있는 미국이나 인도에 자원을 집중시킨다는 전략이다.
특히 일본제철은 현재 전기차 보급에 따른 고급 강철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US스틸 인수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지지통신은 "일본제철은 그동안 중일 경제관계 강화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면서 "하지만 이번 합작회사 해체로 미국 시프트가 선명해졌다"고 덧붙였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