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남성이 손으로 파리를 잡다 한쪽 눈을 잃었다. 사진=SCMP 캡처
[파이낸셜뉴스] 눈꺼풀에 붙은 나방파리를 맨손으로 때려잡았다가 한쪽 눈을 잃게 된 중국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손으로 '나방파리' 잡았다가 세균 감염..감염 막기 위해 안구 적출
지난 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광둥성 남부 선전에 사는 우(吳)모씨는 최근 얼굴 주위를 맴돌던 나방파리 한 마리가 왼쪽 눈꺼풀 쪽에 앉자 무심코 손으로 파리를 때려잡은 뒤 자신도 모르게 파리를 잡은 손으로 눈을 비볐다고 한다.
이로부터 약 한 시간 뒤 그의 왼쪽 눈은 빨갛게 부어올랐고 심한 통증이 생겼다. 병원을 찾은 우씨는 계절성 결막염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약을 먹었음에도 상태는 더 악화됐고, 정상이었던 시력 역시 0.02까지 떨어졌다. 눈과 주변 부위에는 심한 궤양도 생겼다.
결국 의료진은 세균이 뇌로 감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그의 왼쪽 안구를 제거하는 수술을 했다.
중국에서 나방파리로 인한 감염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다. 2018년 10월, 중국 동부 산둥성에서 97세 할머니의 상처에 나방파리가 앉아 2차 감염을 일으킨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한편, 우씨가 손으로 잡은 나방파리는 배수구나 욕조, 싱크대 같은 어둡고 축축한 곳에서 자주 발견된다. 많은 세균을 옮기는 곤충으로 알려져 있다.
"눈 근처 곤충 날아오면 손으로 잡지 말고 쫓아낸 후 방제해야"
질병관리청에서 발간한 ‘위생해충 분류군별 정보집’에 의하면, 나방파리는 4월~11월까지 출현하며 그중 5~6월에 가장 왕성하게 활동한다. 낮에는 햇빛이 들지 않고 습한 화장실 벽에서 휴식을 취한다.
국내에선 나방파리를 매개로 전파된 감염병 사례가 보고된 적은 없다. 질병 전파 위험보단 계속 출몰하는 게 성가셔서 방제하는 편이다. 나방파리의 알은 0.2mm로 매우 작아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게다가 알이 부화한 지 약 2주면 성충이 되는 탓에 번식 속도가 빠르다. 초기에 방제하지 않으면 개체 수가 순식간에 불어날 수 있다.
나방파리는 화장실 바닥·세면대의 배수구나 벽면 틈새 등 물기 있는 곳에 무리지어 있다. 나방파리 유충이 축축한 곳에 쌓인 세균과 침전물 등 유기물을 먹고 살기 때문이다.
나방파리를 퇴치하려면 유충부터 방제해야 한다. 유충은 29℃ 이상의 고온과 습도 58% 이하의 건조한 곳에선 살아남지 못한다.
배수구에 60℃ 이상의 끓인 물을 주기적으로 부어주면 유충을 박멸할 수 있다. 유충의 먹이인 유기물(물때)이 끼지 않도록, 배수구와 벽면을 꼼꼼히 씻는 것도 중요하다. 락스와 청소솔을 사용해 틈새까지 구석구석 문질러야 한다. 화장실을 자주 환기해 내부를 건조하게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나방파리가 있는 곳에 살충제를 뿌리는 것도 방법이다. 나방파리 퇴치엔 피레스로이드 계열 살충제가 주소 쓰인다.
단, 벌레를 잡으려다 살충제를 과도하게 흡입하는 일이 없도록, 화장실 같은 밀폐 공간에서 스프레이형 살충제를 분사했다면 충분히 환기한 후에 들어간다. 분사하다 피부에 묻었다면 즉시 비누로 씻는다. 눈에 들어갔다면 최대한 빨리 흐르는 물에 20분 정도 충분히 헹군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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