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채호 의정부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의정부성모병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의정부=노진균 기자】 여름이 되면 시원한 탄산음료 한잔으로 갈증 해소 유혹은 뿌리치기 어렵다. 특히 올여름은 더위가 심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수박, 참외 등 시원한 과일이나 음료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의정부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정채호 교수는 당뇨병 환자들에게는 이같은 유혹이 건강에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당뇨병은 음식물로 섭취된 포도당이 체내에서 적절하게 분배가 되지 못하고 소변으로 배출되는 질환이다. 여름철 무더위에 많은 환자들이 당 함유량이 높은 제철과일과 시원한 탄산음료의 유혹을 이기지 못해 혈당 조절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당뇨병은 협심증, 심근경색, 당뇨병성 신증, 당뇨병성 망막증 등 다양한 합병증의 위험이 큰 질환이므로 조금만 부주의해도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여름철 많이 섭취하는 냉면, 콩국수 등 대부분의 여름 음식들은 혈당의 급격한 변화를 초래한다. 밀가루로 만들어진 탄수화물 위주의 식단은 고혈당을 유도하며, 설탕이 들어간 탄산음료나 이온음료, 아이스크림도 마찬가지다.
땀을 흘린 후 시원한 탄산음료 한 잔은 순간적인 시원함을 주지만, 칼로리가 높고 당 흡수가 빨라 혈당의 급격한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탄산음료에 많이 들어있는 액상과당은 구조가 단순해서 혈당을 급격하게 올리고, 체지방 전환 속도가 빠르다. 따라서 음료를 선택할 때 원료나 첨가물, 영양소 함량 등의 꼼꼼한 확인이 요구된다.
당뇨병 환자의 혈당 관리를 위해서는 탄산음료 대신 보리차, 현미차 같은 차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한 여름철 대표 과일인 수박과 참외, 포도 역시 혈당 관리에는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토마토, 오이 등을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글은 많이 볼 수 있다. 특히 당뇨병 환자에게는 더욱 좋은데, 당뇨병 환자들은 혈관과 신경이 손상돼 있어 다른 사람들보다 땀을 통해 체온을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그래서 더위에 취약해지는데, 물을 의식적으로 많이 마셔야 여름철 온열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피 속의 당분으로 끈적끈적해진 혈액의 점도를 물이 줄여주어 혈액순환을 돕는다.
더위에는 물이 보약이나 마찬가지다.
정채호 교수는 "여름철 시원한 제철과일과 음료는 순간적인 즐거움을 줄 수 있지만, 당뇨 환자에게는 장기적인 건강 문제가 될 수 있다. 무더위 속에서는 의식적으로라도 1시간에 3~4차례씩 종이컵 한 컵 정도는 마셔주는 것이 좋다"며 "당뇨병은 평소 자기관리가 중요하므로 갑작스러운 증상이 발현하는 경우 병원을 찾아서 검사와 치료를 빨리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njk6246@fnnews.com 노진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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