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엄홍식(유아인)이 지난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마약 투약 혐의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수차례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배우 유아인(38·본명 엄홍식)이 동성 성폭행 혐의(유사강간)로 경찰에 고소장이 접수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다만 유씨 측은 해당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한 상황이다.
고소인, 유씨로부터 성폭행 당했다고 주장
서울 용산경찰서는 유씨로부터 동성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접수해 유씨를 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현행법상 동성 성폭행은 유사강간죄가 적용된다.
고소인 A씨(30)는 지난 14일 용산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잠을 자다가 유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오피스텔은 유씨나 A씨의 주거지는 아니었고, 현장에는 다른 남성들도 있었다고 한다. 잠에서 깨어난 뒤에야 성폭행 피해를 알고 다음 날 고소장을 접수했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A씨를 상대로 진행한 마약 간이시약 검사에서는 음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피고소인 측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먀약 혐의' 1심 선고 앞둔 유씨 측, "성폭행 고소 사실 아냐"
마약 투약 혐의로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유씨가 또 다른 혐의를 받으면서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향정)로 재판에 넘겨진 유씨는 오는 9월 3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검찰은 지난 24일 유씨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유아인은 유명 연예인으로서 평범한 영화배우 아닌 소신 있는 발언으로 사회적 영향력 큰 사람으로 사회적 책임이 있다며 "자신의 그러한 사회적 영향력으로 자신의 죄를 덮는데 불법한 행위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자신들 재력을 이용해 국내 수사기관 수사가 닿지 않는 해외에서 프로포폴 등을 투약했고 입막음을 시도하고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의도적으로 피했다”며 “(마약 투약)목격자들을 해외로 도피시키고 협박하는 등 대한민국 형사사법시스템을 무시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유씨는 최후진술을 통해 "저는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제 인생 전체를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며 “불미스럽지만 이런 사건으로 더 성숙하고 책임감 있는 인간으로 살아갈 것을 굳게 다짐하고 있다"고 했다.
유씨는 지난 2020년 9월~2022년 3월 서울 일대 병원에서 프로포폴 등을 181회 투약하고, 2021년 5월~2022년 8월에는 타인의 명의로 수면제를 44회 불법 처방받아 100정 가량 사들인 혐의를 받는다.
작년 1월 공범인 지인 최씨 등 4명과 미국에서 대마를 하고, 다른 이에게도 흡연을 부추긴 혐의도 있다.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공범을 해외로 도피시키고, 다른 공범들에게 진술을 번복하도록 회유·협박한 혐의도 받는다.
유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우울증을 오래 앓으며 수면마취제에 의존성이 생겼고, 그런 상황에서 투약이 이뤄진 점을 인정하고 깊이 반성한다"고 밝혔다. 대마 흡연 사실도 인정했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대마 흡연과 증거 인멸을 교사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부인해왔다.
앞서 검찰은 작년 5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모두 기각되면서 유씨와 최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당시 서울중앙지법 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유씨가 범행 상당 부분을 인정하고, 증거도 상당 부분 확보돼 있다"며 영장을 기각한 이유를 밝혔다.
성폭행 혐의에 대한 수사 상황을 지켜봐야 하지만 마약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 이어 또 다른 사건에 연루되면서 대중의 비판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유씨의 법률대리인은 동성 성폭행 혐의 고소와 관련해 "유아인과 관련한 해당 고소 내용은 사실이 아님을 밝힌다"며 "아울러 사생활과 관련한 불필요한 추측을 자제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