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1일 CCTV(왼쪽)와 5월27일 CCTV에 나온 A씨의 복부를 비교한 사진. 27일 A씨의 복부는 심하게 부푼 상태임을 확인할 수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유명 의사가 운영하는 경기 부천에 위치한 한 정신병원에서 1시간 동안 결박됐던 30대 여성이 사망한 사고가 뒤늦게 알려졌다.
27일 경찰과 SBS 보도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27일 경기 부천의 한 병원에서 여성 A(33)씨가 복통을 호소하다 숨졌다. 마약류 성분이 포함된 다이어트약 중독 치료를 위해 이 병원에 입원한 지 17일 만에 사건이 벌어졌다는 설명이다.
당시 A씨가 입원한 1인실 CCTV 영상 속에는 사망 전날 오후 7시께 A씨는 배를 움켜쥐고 문을 두드리며 나가게 해달라고 하는 장면이 담겼다. 27일 자정이 넘은 시각까지 A씨의 호소가 이어지자 간호 조무사와 보호사 등은 약을 먹이고 A씨의 손발을 침대에 결박했다.
이후 여성이 코피를 흘리고 숨을 헐떡이자 결박은 1시간 만에 풀렸다. 그러나 정신병원 관계자가 타과 진료를 받게 하거나 타 병원으로 이송하는 등 별다른 조치는 없었다.
A씨가 의식을 잃자 병원 측은 맥박을 재고 손발을 주무르다 5분 뒤 심폐소생술(CPR)을 시도했고, 의식이 돌아오지 않자 20분 정도가 지난 시점에 제세동기를 사용했지만 결국 A씨는 숨졌다.
사인은 '가성 장 폐색'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A씨의 복부는 입원 당시와 사망일과 비교했을 때 눈에 띄게 부풀어 오른 상태였다.
유족들은 "유명한 정신과 의사고 중독프로그램에 관해 이야기했기 때문에 일부러 찾아왔다"며 "누가 봐도 그 배가 이상했다. 병원에 데리고 가라고 해야 하는데 죽는 그 시간까지 1인실에 묶어 놓고 약만 먹였다"고 SBS에 전했다.
병원 측은 "A씨가 변비 환자였고, 복통 또한 일시적이라 장 폐색임을 파악하기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대응 방식에 대해서도 "당일 당직 의사가 호출 대기 중이었으며, 평소 CPR 등 사고 대응 교육도 진행해왔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어 병원 관계자는 SBS에 "성실히 조사받을 것이며 본의 아니게 저희도 이런 사고가 나서 전 직원이 참담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유가족으로부터 고발장을 접수받아 의료법 위반 등으로 해당 정신병원 대표원장과 직원들을 입건 및 수사에 착수했다고 전해졌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