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확대명 기조 속 '먹사니즘'에 맞불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내각 인물 추천"
정봉주와 논쟁 지속 "당내 다양성 사라져"
정봉주 전 통합민주당 의원과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8년 8월 8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정 전 의원 복권 환영 만찬에서 악수하고 있다. 가운데는 김두관 의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재명 당대표 후보와 당권 경쟁을 펴고 있는 김두관 후보가 29일 '민생경제 대연정'을 공식 제안했다.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 기류 속에 한 자릿수 득표율로 고전 중인 상황에서 이 대표의 '먹사니즘(먹고 사는 문제)'에 맞불을 놓는 모양새다.
특히 최근 '개딸 장악' 등 강성 지지층을 향한 작심 발언으로 당내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만큼, 정책 경쟁으로 분위기 전환을 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게 민생경제 대연정을 제안하며 '연정 내각'을 구성하자고 했다.
민생경제 분야에서만큼은 정쟁을 중단하자는 것으로, 이를 위해 경제부처를 전면 개각하고 정책 기조 전환과 '여야정 협의체' 구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정 내각은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중립적인 인물을 추천해 구성하자는 설명이다.
이 후보를 향해서도 "이 후보가 주장하는 '먹사니즘'의 현실적 확장판이 민생경제 대연정"이라며 협력을 당부했다. 김 후보는 여권과 '치킨게임' 중인 이 후보보다 자신이 민생 문제 해결에 더욱 적임자라는 점을 내세웠다. 김 후보는 "영수 회담도 지난번 1차에 이어 2차, 3차 회담이 계속 있어야 하는데 (힘들어진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김 후보는 최근 이 후보의 '종합부동산세·금융투자소득세 완화' 기조를 "부자 감세"라며 반박하는 등 자신만의 정책 기조를 명확히 드러내고 있다. 그간 민주당이 여권의 '종부세·금투세 완화 및 폐지' 주장을 강하게 비판해 왔던 만큼, 당내 정통 입장을 대변하며 자신의 지지세를 넓히기 위한 의도라는 관측이다.
다만 김 후보가 이 후보의 '일극체제'에 대한 비판 수위도 함께 높이는 점이 당내에서 평가가 갈리는만큼, 김 후보의 정책 제안이 전대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김 후보가 지난 주말 사이 '개딸이 민주당을 점령했다'는 발언으로 최고위원 후보들과 논쟁을 벌인데 대한 여파는 이날까지 이어졌다.
정봉주 최고위원 후보는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김 후보와 워낙 친하다. 정치적으로 싸우는 것이지 인간적인 감정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니다"라면서도 거듭 사과를 촉구했다. 정 후보는 "그런 분(개딸)들이 기껏 많아 봐야 5만 명, 10만 명 이 정도인데 민주당 당원은 250만 명이다. 5만 명, 10만 명 정도밖에 안 되는 분들이 어떻게 민주당을 점령하나"라고 따졌다.
김 후보도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김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오랜 고관여층인 대의원들은 (전당대회 경선의) 저조한 참여율을 우려하신다. 민주당에 다양성과 역동성이 사라져 투표율이 낮은 게 아닌가 추측한다"며 다양한 의견을 배척하는 행위를 질타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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