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호 경찰청장 후보자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조지호 경찰청장 후보자가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 당사자에 대해 인사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조 후보자는 경찰관의 과로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이어지자 관련 대책을 내놓겠다고 언급했다.
조 후보자는 2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의 "경찰청장이 되면 조병노 경무관에 대해 인사 조치를 하겠냐"는 질의에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조 경무관은 서울경찰청 생활안전부장이던 지난해 10월 당시 서울 영등포경찰서 백모 형사과장에게 전화해 '보도자료에서 관세청 관련 내용을 삭제하라'고 압박한 의혹을 받는다.
세관 직원들의 마약 조직 연루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을 두 차례 반려한 데 대해선 "전반적으로 압수수색 영장을 굉장히 제한적으로 발부하는 추세"라고 답했다.
이후 경찰이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실제로 관련 내용이 빠져 논란이 불거졌고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의혹이 다시 증폭됐다. 백 경정은 조 경무관과 고광효 관세청장,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사건 당시 서울경찰청장) 등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지난 16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다.
조 후보자는 지난 2018년 5월 장남 졸업식에 맞춰 미국 공무출장 일정을 조정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휴일에 차를 사비로 대여해서 개인적으로 혼자 다녀온 것이다"고 일축했다.
조 후보자는 "매년 8월쯤 반복해서 다녀오는 출장이지만 그 해 6~7월엔 경찰청장 교체가 예정돼 있어 일정을 빨리 마무리해야 5월에 다녀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경찰관의 과로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이어지자 조 후보자는 관련 대책을 내놓겠다고 전했다.
조 후보자는 수사관들이 업무 과중에 시달리고 있다는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의 지적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청장으로 부임하기 전에 실태 진단이 끝나고 그것을 토대로 해서 실효성 있는 대책을 강구하고 필요한 경우 국회에 보고드리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 후보자는 "필요한 경우 정원 조정까지 고려하고 있고 인사와 관련해서는 경제팀 직원들은 근무성적 평정할 때 절대평가를 해서 상위 등급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일한 만큼 초과근무 수당을 전부 지급받을 수 있도록 제도화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서울 관악서 수사 부서에서 일하던 30대 A경위가 지난 18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경찰직협) 조사 결과 A경위는 올해 승진해 수사과에 전입한 뒤 업무 과중을 호소해 왔다. 지난 22일에는 충남 예산서 경비안보계 B경사도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그 역시 평소 주변에 과중한 업무에 대해 하소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9일에는 서울 동작서 경무과 소속 C경감이 뇌출혈 증세를 보이며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26일 세상을 떠났다.
이로써 일주일 새 일선 경찰관 3명이 숨지게 됐다. 지난 26일에는 서울 혜화서 소속 수사과 소속의 D경감이 한강에 투신했다가 구조됐다.
한편 경찰직협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현직 경찰관들이 연이어 극단적 선택을 하거나 과로로 숨지는 사건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고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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