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호 경찰청장 후보자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을 제기한 경찰관이 "용산에서 알고 있다" 등의 외압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외압 당사자는 외압 사실이 없었다고 부인했다.
백해룡 전 영등포서 형사과장(현 서울 강서경찰서 화곡지구대장)은 2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조지호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당시 상사인 경찰서장으로부터 "용산에서 알고 있다", "심각하게 보고 있다" 등 언급을 들었다고 밝혔다.
백 경정은 당시 영등포경찰서장인 김모 서장이 언론 브리핑 연기를 하자며 용산을 언급했고 당시 김광호 서울경찰청장과 오찬을 한 후 이같은 지시를 내렸다고 말했다.
김 서장은 올해 초 대통령실 자치행정비서관실로 파견됐다. 백 경정은 김 서장이 용산을 언급한 것과 대통령실로 파견간 것 사이에 "연관성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외압 당사자로 지목된 조병노 전 서울경찰청 생활안전부장(현 수원 남부경찰서장)은 이날 국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당시 영등포 형사과장은 오해를 크게 하고 있었고 사실이 아닌 내용이 언론보도 나는 것을 막겠다는 마음으로 간절히 부탁했다"며 "외압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날 조 후보자는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의 "경찰청장이 되면 조병노 경무관에 대해 인사 조치를 하겠냐"는 질의에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조 경무관과 윤석열 대통령 인수위원회에서 같이 일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저희 팀이 아니었고 파견이 끝난 뒤에 조 경무관이 인수위에 잠깐 파견됐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경정 때 한번 같이 근무했다"고 말했다.
앞서 백 경정은 다국적 마약 조직원들이 인천공항을 통해 필로폰을 대량 밀반입할 당시 세관 직원들이 통관절차를 눈감아줬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사건을 수사해 왔다.
조 경무관은 서울경찰청 생활안전부장이던 지난해 10월 공식 지휘계통이 아닌데도 일선서 사건 책임자인 당시 영등포경찰서 형사 과장 백 경정에게 전화해 '관세청 관련 문구 삭제'를 종용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조 경무관은 1995년 행정고시 39회에 합격해 2004년 경정 특채로 경찰복을 입기 전까지 1997년부터 2003년까지 약 6년간 관세청에서 근무한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백 경정은 외압 의혹을 제기한 이후 강서경찰서 화곡지구대장으로 발령을 받은 상태다. 또 지난 19일 경찰청장 후보자인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공보 규칙 위반 등을 이유로 백 경정에게 경고 조치를 했다.
이후 백 경정은 조 경무관과 고광효 관세청장,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사건 당시 서울경찰청장) 등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지난 16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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