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친한 과반' 확보 위해
친윤 정책위의장 물갈이 필요
서범수 "임명권은 대표에 있어"
서범수 의원 뉴스1
정점식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오른쪽 첫번째)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한동훈 대표(왼쪽 첫번째)를 바라보고 있다. 뉴스1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9일 신임 사무총장에 PK(부산·경남) 재선 서범수 의원을 임명했다. 한 대표 체제가 서서히 진영을 갖춰가는 가운데 정책위의장 교체를 둘러싼 당내 샅바싸움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친한동훈계는 지도부 내 과반을 확보하기 위해 정점식 정책위의장의 사퇴를 압박하고 있지만 친윤석열계는 1년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며 버티는 모습이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회의에서 서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지명하면서 "사무총장으로 변화에 유연하고 어려운 일에 앞장설 수 있는 분이 누구인지 널리 얘기를 듣고 찾아봤다"고 밝혔다.
서 의원은 물밑에서 한 대표를 돕던 숨은 친한계로 분류된다. 행정고시 출신인 서 의원은 울산지방경찰청장, 경찰대학 학장을 거쳐 울산 울주군 지역구에서 21대에 22대 국회의원 재선에 성공했다. 5선을 지낸 국회의원이자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았던 서병수 전 의원의 동생이기도 하다.
당 사무총장은 재정권을 갖고 있어 당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요직이다. 한 대표는 신임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여의도연구원 개혁 등 당 운영 전반을 개혁하겠다는 계획이다.
한 대표가 대표적인 친한계 박정하 의원을 비서실장을 임명한 데 이어 서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임명하면서 남은 인사도 탕평이 아닌 친한계로 채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당대표가 임명할 수 있는 지도부 당직자는 지명직 최고위원과 전략기획부총장, 조직부총장, 수석대변인 등이다.
한 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지난 총선과 이번 전당대회에서 보여주신 민심과 당심은 분명히 제게 변화를 요구했다"며 "변화와 민심을 잘 받드는 진영을 잘 구축하기 위해 많은 말을 들으며 신중하고 차분하게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인선 속도는 조절하되 자신과 함께 당을 혁신할 사람을 임명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한 대표로선 당 장악력을 높이기 위해 정책위의장을 교체하는 것이 급선무다. 현재 지도부 내 친윤계는 정 의장을 포함해 추경호 원내대표와 김재원·김민전·인요한 최고위원 등 총 5인인데, 한 대표 측 주요 당직자는 장동혁 최고위원과 진종오 청년최고위원, 서 신임 사무총장과 한 대표 본인 등 4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다만 당대표에게 정책위의장 교체(면직) 권한이 있느냐를 두고 당내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당헌당규 상 당대표는 당직자 임면권을 갖고 있지만, 정책위의장은 당 대표와 원내대표의 협의를 거쳐 의원총회의 추인을 받아 임명돼야 하는 데다 그 임기를 1년으로 정하고 있어 친윤계는 정 의장 유임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 의원이 사무총장에 임명된 직후 '당대표의 임명권'에 힘을 실으면서 친한계의 움직임이 본격화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서 의원은 이날 한 대표와 면담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정책위의장) 임기라는 부분은 의미가 없지 않나"며 "정책위의장은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협의해서 임명하는 것인데 임명권은 대표가 갖고 있으니 '임기가 1년이다, 2년이다' 하는 건 별 의미가 없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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