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중앙간부학교서 김일성·김정일 초상화 대신 마르크스·레닌"
"北 총 10회 3600여개의 오물 풍선 살포, 김여정 5회 담화 발표"
"수미 테리 기소로 한미 안보협력 문제 전혀 없어, 오히려 확대"
[파이낸셜뉴스]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등이 출석한 가운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국가정보원은 29일 "북한은 김주애에 대한 주민 반응을 의식해서 선전 수위 및 대외 노출 빈도를 조절하면서도 비공개 활동 병행을 안배하고 있다"며 "김주애를 현시점에서 유력한 후계자로 암시하며 후계자 수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여야 간사인 이성권 국민의힘·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이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김주애, 후계자 옹립 추정...바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아
국정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상태에 대해 "몸무게가 140㎏에 달하고 체질량 지수가 정상 기준인 25를 크게 초과한 40 중반에 달하는 등 초고도 비만 상태"라며 "심장질환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30세 초반부터 고혈압과 당뇨 증세를 보인 것으로 파악한다"며 "현 건강 상태를 개선하지 않으면 가족력인 심혈관 계통 질환이 나타날 수 있어서 면밀하게 추적 중"이라고 했다.
국정원은 또한 "그것(김정은 몸무게)은 스트레스와 담배, 술 등으로 인한 것이 아니겠는가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기존의 약으로만 다스리기 어려운 상황도 일부 있지 않겠느냐는 추정이 있다"며 "즉 기존 약제가 아닌 다른 약제를 찾는 동향이 포착됐단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주애 후계 구도가 김정은의 건강상 변화 때문에 빨리하는 거냐'고 기자들이 묻자 이 의원은 "그런 거랑은 전혀 관계가 없는 것 같다"며 "고혈압, 당뇨 등 있는 걸로 보이는데 해외에서 치료제를 찾아보라는 말이 있었다"고 답변했다.
국정원은 "후계 구도와 관련해서 김주애를 어떻게 북한이 코칭하고 어떤 활동에 김주애가 나타났냐는 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과거엔 적어도 70% 이상 활동이 군사 분야 활동에 아버지와 함께 다니는 일정이었고, 매우 부분적으로 경제활동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또한 "제국주의 싸우는 모습을 통해 어떻게든 후계자 옹립 계획이 있는 것"이라고 추정했다.
국정원은 또 "후계자나 수령에게만 쓰는 '향도'란 표현을 쓰는 거로 봐서 후계자 구도가 어느 정도 굳어져 가는 게 아닌가 전망한다"며 "아직은 다른 형제가 나설 가능성이 있고, 최종적으로 후계자를 결정하지 않았단 점을 토대로 해 바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했다.
■당 중앙간부학교서 김일성·김정일 대신 마르크스·레닌 재등장
국정원은 "당 중앙간부학교 신축 이전 과정에서 김일성·김정일의 초상화 내려지고 마르크스·레닌이 재등장했다"며 "북한은 주체사상 가장 중심적인 축인데 그 주역인 김일성·김정일이 내려지고 마르크스·레닌이 등장했던 것 자체가 김정은이라는 인물이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통치를 하기 위해 변화된 모습이라고 해석했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오물풍선 관련해선 "북한은 현재 총 10회 3600여개의 오물 풍선을 살포했으며 처음엔 오물, 주로 퇴비나 폐비닐에서 두 번째는 종이, 세 번째는 쓰레기로 바꾸는 등 우리 대응에 혼선 주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김여정은 (오물풍선) 살포 이래 5회의 담화를 발표했는데 특정 이슈에 대해 단기간에 가장 많은 입장을 표명한 이례적 사례로 평가된다"고 전했다.
또 "북은 오물풍선을 다중밀집구역 혹은 주요 보완시설에 집중 투하하거나 위험 물질로 가장한 백색 가루를 동봉하는 등 운영 방식에 변화를 주고 NLL 인근 긴장조성, 확성기 타격 등 다른 도발 수단도 병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수미 테리 기소로 한미 안보협력 문제 전혀 없어, 오히려 확대
국정원은 "수미 테리 사건으로 인한 한미동맹 훼손은 일절 없다"며 "이 문제로부터 교훈을 얻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결과 한미 정보 협력엔 크게 문제없고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고 거론했다.
국정원은 "수미 테리 사건이 미국의 기밀을 가져온다든지 매우 중요한 정보를 수집해 동맹관계가 위태로울 수 있는 것까진 아니다"며 "그래서 (수미 테리가) 간첩죄가 아닌 외국인 대리등록죄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에 하나 수미 테리 사건으로 한미 양국 안보협력에 문제가 있다면 축소·파기될 수 있는데 전혀 그런 게 없다"고 재차 선을 그었다.
국정원은 또한 "(미국이) 수미 테리가 한반도 전문가로서 미국의 건전한 오피니언 리더라는 점을 인정했다"면서도 "이 사건으로 수미 테리가 기소되고 그 이후에야 연락과 통보를 받았다"고 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국정원이 FBI의 언질을 무시하고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아서 이 사건이 더 커진 거 아니냐고 지적했다는 설명이다.
북러 관계에 있어선 "북한의 정제유가 상당히 많이 러시아 측에 공급됐다"며 "정찰위성 발사를 위한 지원, 재래색 군사력 현대화 지원, 정제유 판매 같은 기존에 해왔던 러시아의 지원 이상은 보이지 않는데 지속적으로 추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선원 의원은 "이재명 대표 (테러 사건) 관련해선 국정원 부산지부 대테러처와 김해 공항 소재 직원이 나갔다고 하는 점은 인정했다"며 "당시 부산대 의과대에 국정원 직원이 갔냐는 질문엔 경찰과 협조했단 수준으로 답변했다"고 전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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