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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광산 '강제' 표현 누락, 日 ″한국과 합의 내용 답변 삼가겠다"

사도광산 '강제' 표현 누락, 日 ″한국과 합의 내용 답변 삼가겠다"
아이카와 향토박물관 전시장. (외교부 제공) 뉴스1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사도광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앞두고 '강제 노동' 표현을 빼기로 한국과 협의했는지에 관해 "(양국 간) 외교상 대화이므로 답변을 삼가겠다"고 밝혔다.

30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하야시 장관은 전날 언론 브리핑에서 "한국과는 성실하게 논의해 한국을 포함한 모든 위원국으로부터 문화유산으로서의 훌륭한 가치를 평가받아 컨센서스(만장일치) 방식으로 등재가 결정돼 매우 기쁘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세계유산위원회(WHC)는 28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제46차 유네스코 전체 회의에서 일본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를 결정했다.

요미우리신문은 한일 정부 간 협상에서 "일본이 강제노동 문구를 사용하지 않는 대신 한반도 출신 노동자가 1500명이었던 것과 노동 환경이 가혹했다는 점을 소개하는 안을 한국이 수용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하야시 장관은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한국과의) 외교상 대화이므로 답변을 삼가겠다"며 말을 아꼈다.

대통령실은 일본 정부가 2015년 군함도(하시마) 때와 달리 조선인 노동자 전시실을 설치하는 등 약속을 이행했다고 평가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시실에 방문하면 조선총독부가 노동자 모집에 관여했으며, 노동자가 탈출을 시도하다 붙잡혔다고 적혀있는 등 누구나 강제성을 인지할 수 있게끔 돼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정부는 일본이 사도광산 등재와 관련해 '전체 역사를 반영하라'는 요구를 수용하고 한국인 노동자 관련 전시물 사전 설치와 노동자 추도식 매년 개최 등의 조치를 취하기로 한 데 따라 지난 27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서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에 찬성했다.

사도광산에서 2㎞ 정도 떨어진 기타자와 구역내 '아이카와 향토박물관'에 설치된 전시시설에는 노동자 모집·알선에 조선총독부가 관여했음을 설명하는 패널, 임금 채무 기록, 한국인 노동자 노동쟁의 기록, 일본 총리 과거사 관련 발언(마음 아프게 생각) 등과 같은 자료가 다수 포함됐다.

하지만 '강제 연행', '강제 동원' 등 '강제'가 포함된 용어가 사용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일본 언론이 한일 정부가 '강제노동' 표현을 전시에서 빼기로 사전 합의했다고 보도한 부분이 논란이 되고 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