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 대공무기 블록-1, 첫 언론 시연회
北 무인기·쓰레기 풍선 대응... 연말 첫 실전배치
플랫폼 다양화, 블록-3에선 300㎾ 고출력 개발
[파이낸셜뉴스]
7월 30일 오후 충남 태안에 위치한 국방과학연구소(ADD) 안흥시험장에서 레이저 대공무기(블록-Ⅰ)가 발사한 빔이 쿼드콥터를 격추했다. 사진=방위사업청 제공
방위사업청은 충남 태안 ADD 안흥시험장에서 '한국형 스타워즈'의 첫 번째 사업인 레이저 대공무기 블록-1이 작동하는 레이저대공무기 시연회를 열어 약 1㎞ 떨어진 공중에 떠 있는 가상 적 드론을 성공적으로 격추하는 시범을 7월 30일 펼쳐보였다.
1㎞ 거리, 20m 높이에 떠 있는 쿼드콥터를 교전에 임한 지 약 3초 만에 떨어뜨렸다. 이 무기는 체계개발 중 이뤄진 수십 차례의 시험평가에서 약 3㎞ 떨어져 있는 소형 무인기와 멀티콥터를 모두 맞혀 100%의 명중률을 기록했다.
서용석 국방과학연구소(ADD) 수석연구원은 레이저 대공무기의 장점을 "아무리 빠르게 기동해도 보이기만 하면 쫓아가서 맞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레이저 대공무기는 광섬유에서 생성된 광원 레이저를 표적에 직접 조사해 무력화시키는 하드킬 방식의 무기체계로, ADD가 2019년 8월부터 871억원을 투자해 지난해 4월 체계개발을 마쳤다.
출력 20㎾급으로 추정되는 이 무기는 지상 진지 고정형으로 표적위치확인장치로 표적이 탐지되면 발생기에서 생성된 레이저가 발사돼 표적을 격추시키는 방식이다. 일반적인 컨테이너 크기인 이 무기는 사격지휘단장과 발사통제원 연동통제원 등 3명이 운용한다.
레이저 무기는 △눈에 보이지 않고 소음이 없으며 △별도의 탄약이 필요하지 않고 수 초 안에 탐지부터 조준까지 가능해 즉각적으로 교전에 임할 수 있으며 북한의 소형 무인기 등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
레이더로 탐색한 드론 궤적을 추적, 레이저를 쏴 맞춰 섭씨 700도 이상의 열에너지를 가함으로써 표적 드론을 태우는 방식으로 1회 발사에 드는 비용이 2000원 정도에 불과해 탁월한 경제성도 확보했다.
레이저 대공 무기 블록-1을 넘어 2030년까지 차량에 탑재할 수 있는 30㎾ 출력의 차세대 레이저 무기 '블록-2'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레이저 무기는 군뿐만 아니라 공항, 항만, 발전소 등 국가중요시설에 대한 테러 방어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어 해외 수주 가능성도 높다.
레이저 대공무기는 직사화기로 산이나 건물 뒤의 표적에 직접 조사가 제한되며 구름이 끼는 등 날씨가 나쁘면 제 기능을 충분히 발휘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지만 '한국형 스타워즈' 사업을 지속, 단점을 개선하고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는 기술 개발 및 개량을 계속 이어갈 전망이다.
ADD는 2030년 이후부터는 중거리 드론요격 능력뿐 아니라 전술급 유도미사일 요격에도 사용되며, 해군의 전투함과 공군의 항공기에도 탑재되도록 300㎾급 레이저 대공무기 블록-3 개발에 들어갈 예정이다.
군은 블록-1의 소형화·경량화도 추진과 함께 유사시 북한의 오물·쓰레기 풍선을 격추하기 위해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 방공부대에 레이저 대공무기를 배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저 대공무기(블록-Ⅰ) 실제 형상. 사진=방위사업청 제공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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