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수련특례 적용키로 했지만
모집 마감일까지 지원 거의 없어
의료현장 인력공백 장기화 전망
9월 수련을 시작하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 마감일인 7월 31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 신입 전공의 모집 안내문이 붙어있지만 전공의들이 사용하는 공간은 굳게 닫혀있다. 뉴스1
전국 수련병원의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7월 31일 마감됐지만 지원자가 극소수에 불과해 전공의 채용에 막대한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정부가 이번 가을턴 수련에 지원할 경우 전문의 자격 취득이 늦어지지 않도록 특례를 적용하기로 했으나 전공의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보건복지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인턴과 레지던트를 모집하는 126개 의료기관은 이날 오후 5시 지원서 접수를 마감했다. 이들 기관이 모집하는 전공의 숫자는 총 7645명이다. 유형별로는 인턴 2525명, 1년차 레지던트 1446명, 상급연차(2∼4년차) 레지던트 3674명이다.
가톨릭중앙의료원·삼성서울병원·서울대병원·서울아산병원·세브란스병원 등 서울의 '빅5' 병원 전공의 모집인원은 인턴 777명, 레지던트 2087명 등 총 2864명이지만 모집 전날인 30일까지 하반기 지원 전공의는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빅5' 외 병원들의 사정도 비슷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정부는 7월 8일 복귀 여부와 상관없이 전체 전공의를 대상으로 행정처분을 철회하면서 복귀한 전공의와 사직 후 하반기 모집에 재응시하는 전공의에게는 '수련특례'를 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동일연차·과목 지원제한 지침을 풀고 추가 전문의시험을 치르게 해 주는 등 최대한 수련을 마치게끔 한다는 것이다. 다만 특례는 9월 수련에 재응시한 전공의에 한정되며, 9월에 돌아오지 않는 전공의는 적용받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의료현장과 수련 과정을 조속히 정상화하기 위해 수련특례를 적용할 예정이지만, 하반기 전공의 모집 지원인원은 많지 않은 실정"이라며 "복귀를 망설이고 있는 사직 전공의들은 환자와 본인을 위해 용기를 내달라"고 호소했다.
또 내년 의사국가시험에 응시한 의대생이 11%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대형병원에서 수련하는 전공의가 크게 줄고 연쇄적으로 전문의 배출도 늦어져 의료현장의 인력공백도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에 따르면 7월 26일 마감된 의사국가시험 원서접수에 응시예정자 3200여명 중 364명만 원서를 제출했다. 이는 전체 응시자의 11.4%에 해당하는 수치다.
전년도 불합격자 등 재응시 학생을 제외한 국내 의대 졸업예정자는 단 5%뿐인 159명만 원서를 냈다.
한편 정부는 상급으로 갈수록 중증환자 비율이 높아지도록 구조를 개편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는 전국 상급종합병원 47곳 중 가장 규모가 큰 '빅5'인 서울대병원·서울아산병원·세브란스병원·삼성서울병원·서울성모병원은 중환자만 이용할 수 있는 '4차 병원'으로 승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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