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합복식 동메달은 가방에 그대로
입상 기쁨 하루만에 잊고 단식에 집중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신유빈(20·대한항공)은 생애 첫 올림픽 동메달 기쁨을 하루 만에 지우고 두 번째 메달을 향해 날갯짓하고 있다.
신유빈은 31일(현지시간) 프랑스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단식 32강전과 16강전을 연달아 치렀다.
오전에는 게오르기나 포타(헝가리)에게 4-1로 승리했고, 오후에는 릴리 장(미국)에게 4-0으로 완승했다.
신유빈은 전날 임종훈(한국거래소)과 함께 혼합복식에서 동메달을 수확했다.
한국 탁구에 12년 만의 올림픽 메달이었고, 신유빈에게는 생애 첫 올림픽 메달이었다.
인생 최고의 순간을, 신유빈은 하루 만에 잊어버렸다.
시상식에서 받은 동메달을 가방에 넣어뒀던 신유빈은 선수촌 숙소에서 이를 꺼내보지도 않았다.
그 가방을 그대로 들고 이날 경기장으로 나와 32강전을 치렀다. 휴식을 취한 뒤 저녁에 다시 경기장에 나와 16강전을 치를 때도 가방엔 동메달이 들어 있었다.
메달을 목에 걸어보지도, 품에 안고 자지도 않은 신유빈이다.
조직위원회에서 메달 케이스를 주기 전까지는 그냥 가방에 넣고 다니겠다고 한다.
신유빈은 한국 시간 1일 오후 7시에 일본의 히라노 미우와 8강전을 치른다.
신유빈은 히라노와 가장 최근 대결에서 1-3으로 졌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 준결승전에서였다.
16강전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신유빈은 "(히라노를) 이기고 싶다"며 항저우에서의 패배를 되갚아주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다음 경기까지 시간은 촉박하다. 16강전 종료 시각 기준 불과 15시간 20분만 남아있다.
신유빈과 오광헌 여자 대표팀 감독은 이제 유튜브 영상 등을 통해 히라노의 플레이를 분석하고, 대처 방안을 세운 뒤 경기 전 2시간 정도 훈련하며 마지막 대비를 한다.
16강전을 37분 만에 끝낸 신유빈은 "일찍 끝내 9시 셔틀버스를 탈 수 있어서 다행"이라며 웃으면서 "요즘은 인터넷에 유튜브 영상이 많아서 그거 보고 상대 분석하면 충분하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또 "(메달을 땄다고) 달라진 건 아직 없다. 혼합복식이 마지막 경기였다면 굉장히 기분이 좋았을 것 같은데, 아직 단식과 단체전이 너무나 많이 남아 있어서 그냥 한 경기, 한 경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준결승전에서는 미국, 한국 팬들이 열띤 응원을 펼쳤다.
신유빈은 "대한민국 응원단의 소리가 너무 잘 들렸다. 그 덕에 이긴 것 같다"면서 "난 응원 소리가 잘 들리는 편이고, 응원 소리에 신나 하는 편이다. 내일 더 크게 응원해주시면 나도 더 좋은 경기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