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X로 마두로의 결투 신청 승낙
"내가 이기면 마두로 퇴진, 지면 공짜 화성 여행 보내주겠다"
부정선거 논란 속에 3선 성공한 마두로, 머스크 비난에 강경 대응
마두로 "머스크는 베네수엘라 침공 원해, 어디서든 싸우겠다"
부정선거 논란에 갑자기 해킹 피해...마두로 "머스크 소행"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왼쪽)과 미국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2018년 재선에 이어 올해 3선까지 연달아 부정선거 의혹을 받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자신을 비난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직접 만나 싸우자고 제안했다. 머스크는 마두로에게 자신이 이기면 물러나라고 요구하면서 대신 지면 공짜 화성 여행을 보내주겠다고 답했다.
머스크, 마두로의 결투 요구에 "받아들이겟다"
포브스 등 미국 매체들에 따르면 머스크는 1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에서 마두로의 도전 소식을 보도한 뉴욕포스트 기사에 “받아들이겠다”고 답했다. 머스크는 “내가 이기면 그는 베네수엘라의 독재자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고 그가 이기면 화성에 공짜로 태워주겠다”고 밝혔다.
마두로는 7월 29일 국영방송 연설에서 “소셜미디어는 가상현실을 만든다. 가상현실은 누가 통제하나, 우리의 주적이자 그 유명한 일론 머스크다”고 말했다. 마두로는 “나랑 싸우고 싶나, 싸우자 일론 머스크. 나는 준비됐다”고 강조했다. 마두로는 “일론 머스크가 두렵지 않다. 당신이 원하는 어느 곳에서든 싸우자”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대선 전부터 마두로를 비난하며 X에 "베네수엘라 주민들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기회를 가질 때"라고 적었다. 그는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가 7월 29일 마두로의 승리를 선언하자 "독재자 마두로가 부끄럽다"고 밝혔다.
성난 마두로는 같은날 연설에서 “머스크는 로켓과 군대와 함께 베네수엘라를 침공하려고 한다”며 “머스크가 얼굴을 드러내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이어 부정선거 논란을 언급하며 “왜냐하면 우리는 머스크가 그의 돈과 위성들과 함께 이 모든 것의 배후라는 것을 안다”고 주장했다.
이후 머스크는 마두로의 연설 영상을 또 X에다 올린 뒤 "당나귀가 마두로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다"라고 적었다. 그는 잠시 뒤 "마두로와 비교해서 당나귀에게 미안하다. 이런 동물에 대한 모욕"이라고 덧붙였다.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가운데)이 7월 31일 수도 카라카스의 대통령궁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부정선거 논란 배후로 머스크 지목
지난 2013년 베네수엘라 좌파 진영 대표로 대통령에 당선된 마두로는 지난 2017년 반정부 시위를 무력으로 진압한 뒤 2018년 재선에서 승리했다. 당시 야당이 중심이 된 국회는 마두로가 부정선거를 저질렀다며 임시 대통령을 자체적으로 선출하며 마두로와 대립했다.
베네수엘라 선관위는 7월 29일 발표에서 전날 대선 결과 마두로가 510만표, 야권 후보인 에드문도 곤살레스가 440만표를 받아 마두로가 승리했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전날 밤 민주야권 지도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는 "파악한 결과 우리의 곤살레스는 약 620만표를 확보해, 270만표에 그친 마두로에 압승했다"고 주장했다.
선거 직후 베네수엘라 각지에서는 마두로에 반대하는 격렬한 시위가 벌어지면서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에 마두로는 개표 과정에서 외국의 해킹 시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선거와 관련해 머스크와 말다툼을 벌였던 마두로는 7월 29일 국무회의 및 안보 회의를 열고 개표 과정에서 외국의 해킹 공격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선관위 통신 시스템에 대한 공격 시도를 확인하기 위해 중국과 러시아 전문가가 포함된 특별자문위원회를 구성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베네수엘라 검찰은 일부 개표 시스템에 장애가 있었다며, "북마케도니아에서의 해킹 시도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북마케도니아는 성명을 내고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야권에서는 마두로 정부가 구체적인 개표 정보를 숨기기 위해 자체적으로 시스템을 파괴했다는 입장이다.
마두로는 7월 31일 발표에서 "베네수엘라에 대한 공격 뒤에는 머스크의 지시가 있었다고 확신한다"며 "7월 28일 대선 개표 과정에서 발생한 선거관리위원회 해킹 시도와 연관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7월 30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주 북부 안소아테기주의 푸에르토라크루스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타이어를 태우고 있다.AFP연합뉴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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