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이석우 특파원】 중국이 인터넷에서 별도로 사용되는 '국가 인터넷 신분증'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은 정부의 온라인 통제 강화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1일 외신에 따르면 중국 공안부와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오는 25일까지 '국가 인터넷 신분 인증 공공서비스 관리방법'에 대해 공개적으로 의견을 청취한다는 공고문을 냈다.
문자와 숫자로 조합한 인터넷 주민번호격인 '인터넷 번호'와 '인터넷 신분 인증'을 도입해 개인정보를 노출하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 골자다. 인터넷 업체들이 하는 개인 신분 인증을 국가가 직접 나서 하겠다는 것이다.
총 16개 조항으로 된 이 방안은 인터넷 플랫폼의 개인정보 보호 의무를 강조하고 의무를 위반하는 플랫폼들의 법적 책임을 명확히 하는 내용도 담겼다.
중국 당국은 이를 통해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온라인 사기를 방지하며 인터넷 플랫폼들이 인터넷 실명제를 명분으로 개인정보를 과다 수집·보유하는 것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서비스 가입이 의무가 아니고 인터넷 이용자가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외국 전문가들은 이 제도가 도입되면 중국 정부의 온라인 통제가 강화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로즈 루추 홍콩침례대 부교수는 NYT에 "중국 당국이 모든 온라인 활동과 디지털 자취를 감시하게 될 것"이라면서 "사람들 행동에 확실히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선쿠이 베이징대 법학과 교수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인터뷰에서 "개인의 온라인 활동 족적이 다양한 플랫폼에 파편적으로 저장돼 있다"면서 "이에 비해 통합 인터넷 번호는 중앙화된 시스템을 통해 모든 온라인 활동을 실제 신원에 연결하게 돼 '완전한 노출' 위험이 있다"라고 비판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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