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대희 서울시 물순환안전국장
2년전 폭우에도 피해 없던 양천구
대심도 터널로 빗물 신속저류 덕
광화문 등 6곳, 4년내 완공 목표
서울시 제공
"기후 위기가 현실이 된 지금, '대심도 빗물터널'은 서울시에 꼭 필요한 시설이다. 계획대로 사업을 진행해 폭우 때에도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는 안전한 서울을 만들겠다."
안대희 물순환안전국장(사진)은 서울 도심 지하로 연결된 대심도 빗물터널은 가장 효과적인 폭우 대책 중 하나가 된다고 이같이 강조했다.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여름철에 짧은 시간에 강한 비가 집중적으로 내리는 경우가 많아 침수에 대한 우려가 깊다. 자칫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실효성 있는 대책이 요구돼 왔다.
1일 서울시에 따르면 도심 지하 깊은 곳에 설치한 대규모 배수시설인 대심도 빗물터널은 집중호우 때 지상의 빗물을 신속히 저류하고 배수해 도시 침수를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서울시에서 대심도 빗물터널 설치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안대희 국장은 "최근 극심한 기후변화로 인한 극한 호우 상황에서는 하수관로 확장, 빗물펌프장, 소규모 저류시설 등의 대책만으로는 침수를 예방하기 어려운 지역들이 많다"며 "이런 이유로 강남역 일대, 관악구 신림동, 광화문 일대 등 6곳에 침수 방지 효과가 입증된 대심도 빗물터널을 재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양천구 지역은 호우피해가 잦은 곳이었는데 2020년 국내 최초로 신월 대심도 빗물터널을 준공한 후 2022년 집중호우 때에도 침수 피해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지하 40m 깊이에 지름 10m 규모의 터널은 최대 32만t의 빗물을 저장해 시간당 100㎜ 집중호우도 감당할 수 있다.
안 국장은 "서울시는 2011년 강남 침수 피해를 겪은 뒤 빗물터널 설치계획을 발표했지만 전임 시장 시절 원래 계획됐던 7곳의 대심도 터널 중 양천구를 제외한 6곳의 건립 계획이 전면 백지화됐다"며 "다수 전문가의 건립 찬성의견에도 불구하고 일부 단체와 교수가 예산투입 대비 효과성 부족을 이유로 강력히 반대했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현재 대심도 빗물터널 사업에는 한신공영(강남역), 디엘이앤씨(광화문), 대우건설컨소시엄(도림천)이 각각 입찰해 기본설계 및 우선시공분 실시설계를 진행 중이다. 오는 9월 설계가 완료되면 설계 적격 심의 등 행정절차를 거쳐 올해 12월 우선 시공분을 착공하고 2028년 말 준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안 국장은 "코로나19 이후 상승한 물류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급격히 상승한 건설 인건비와 자재비 공사비 등으로 인해 지난해 12월 입찰공고 후 총 네 번의 유찰을 겪었다"며 "이에 올 2월 기재부와 신속한 협의를 진행, 전례 없이 1637억원을 증액한 1조3689억원으로 총사업비를 조정해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침수 피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올해부터 기존 5단계 대응 체계에 '예비보강' 단계를 신설했다. 예비보강 단계는 하루 30㎜ 이상의 비는 내리지 않지만 대기가 불안정해 집중호우가 예상되는 단계다.
보강 단계가 발령되면 시·자치구 풍수해 담당 공무원이 비상근무에 투입된다.
침수 피해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빗물받이 배수로의 관리를 위해 전담 관리자를 지난해보다 30명 늘려 100명을 배치했다.
안 국장은 "빗물받이는 집중호우가 내릴 때 도시가 침수되지 않게 물을 내보내 주는 중요한 시설로 시민들도 이물질이 쌓이지 않도록 협조해 주시길 부탁드린다"며 "특히 침수취약지역 사전통제, 동행 파트너 제도, 하천순찰대 등 시민들과 함께 운영하는 제도에 많은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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