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한달간 지수 4% 넘게 빠져
月 평균 거래대금 7조4376억
상장주식 회전율도 34.27% 불과
2차전지 부진·실물경제 악화 원인
코스닥시장이 좀처럼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7월 한 달 간 지수가 4% 넘게 빠지면서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연중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주도주의 부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은 6조80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29일(5조3692억원)과 26일(5조6332억원)에 이어 연중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지수가 전일 대비 1.29% 올랐지만 투자심리가 붙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달부터 코스닥시장의 소외 현상은 가속화됐다. 코스 지수는 7월에만 4.44% 하락하면서 하루 평균 거래대금(7조4376억원)이 올해 월간 기준 최저치에 그쳤다.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은 올해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11조1924억원까지 불어났지만 6월 8조7922억원으로 감소했고, 7월에는 7조원대로 내려앉았다.
손바뀜도 뜸해졌다. 지난달 코스닥시장의 상장주식 회전율은 34.27%로 집계됐다. 6월(30.20%)에 이어 연중 최저 수준이다. 회전율은 일정 기간 거래된 주식 수를 전체 상장주식 수로 나눈 값으로, 손바뀜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올해 1월(50.71%)과 2월(43.05%)에 비하면 코스닥시장이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코스닥시장의 부진에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축소됐다. 지난달 31일 기준 코스닥 신용잔고는 8조6018억원이었다. 코스닥지수가 860선까지 치솟았던 지난 6월 18일(9조2120원)에는 9조원을 훌쩍 넘었었다. 이후 시장이 우하향 곡선을 그리면서 위험선호 심리도 함께 사그라든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닥시장의 침체는 2차전지주의 하락세, 실물경기 악화가 원인으로 지적된다. 코스닥시장 대장주인 에코프로비엠은 올해 2·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96.6% 감소한 39억원에 그쳤다.
유진투자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코스닥 시가총액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2차전지주의 업황과 실적도 부진하고, 미국 대선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매력도를 크게 잃은 상황"이라며 "수출지표는 좋은 반면, 내수 부진이 지속되면서 수출주인 코스피시장 대형주만 힘을 받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코스닥시장 이익 성장을 이끌 대형주가 부재하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지난해 이후 모두 6개 코스닥기업이 코스피시장로 이전을 추진하거나 이전을 완료했다. 남은 종목 가운데 이익 성장을 주도할 만한 '선수' 종목이 없다는 설명이다.
상상인증권 김용구 연구원은 "코스닥시장을 대표했던 대형주들이 (코스피로) 이사가면서 올해 코스닥시장의 예상 영업이익에서 기여도를 3% 이상 차지할 만한 '키플레이어' 종목이 없다"며 "미국의 러셀2000과 달리, 코스닥시장은 실적이나 관심도, 수급 측면에서 모두 부족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9월 금리인하 관련 발언은 단기적으로 성장주가 모인 코스닥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장기적 상승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허재환 연구원은 "금리인하 속도나 폭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더 나와야 할 것"이라며 "국내는 실물경기 부진에 금리인하도 미국을 따라서 내릴 수밖에 없는 수준이어서 (코스닥이) 추세적으로 좋아지긴 당분간 어렵다"고 짚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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