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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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빌라 밀집지역. 사진=연합뉴스
최근 모 방송사의 K-Food 홍보 프로그램인 ‘서진이네2’를 보면 주변 빌라 주거단지를 볼 수 있습니다. 한국 빌라와는 차원이 다른데요.
유럽 빌라의 경우 대부분 대리석이나 화강석 마감도 아닌 단순한 목재로 페인트 마감이 일반적입니다. 그런데도 최소 100년 이상 모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빌라는 집 장사용 상품"...사라지는 다세대·연립
국내에서는 최근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 공급이 급감하고 있습니다. 올 상반기에 서울 내 빌라 공급 물량이 고작 2900여가구라고 합니다. 전세를 안 들어오니까 임대사업자가 갭투자를 못하고, 결국 사는 사람이 없으니까 건설회사도 안 짓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매입임대를 한다고 하지만, 공사비가 폭등하면서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그런데도 공사 기간이 짧은 빌라 건축 규제를 완화해 공급부족 대란을 줄여보겠다는 것이 정부 계획인데요. 현실은 전혀 다릅니다.
그럼 왜 빌라는 아파트 장만을 하기 전까지 잠시 전세나 월세로 머무는 주거상품으로 변질이 됐을까요.
우선 저렴한 비용으로 빠르게 공급할 수 있어 ‘집 장사용 주거상품’으로 전락했습니다. 도시계획 심의도 안받고, 허가만 받으면 바로 공급이 되니까요. 전세사기 마저 발생하면서 이제 MZ세대의 머리속에서는 빌라가 지워져 가고 있습니다.
용적률 상향 등 인센티브...빌라 인식 바꿔야
UAM 상용화를 고려한 서울 근교 빌라 조감도. 최원철 교수 제공
그런데 우리가 유럽 여행을 하면 다들 이런 얘기를 합니다. 3층 짜리 이쁜 이런 빌라에 살고 싶다고 말입니다.
필자가 챗GPT4를 이용해 국내에 공급하면 좋을 듯한 빌라 조감도를 그려서 강연할 때 보여줬더니 반응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공사비는 국내 빌라보다 적게 들어갑니다. 대부분 유럽의 빌라는 목재로 마감하기 때문입니다. 일본도 지진 때문에 목재 빌라가 대부분입니다. 창문 샷시도 대부분 목재이고, 목재 위에 다양한 색상의 페인트를 칠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개발 고밀화는 서울 시내 역세권에서만 하면 됩니다. 재개발 할 때 저층 빌라단지는 각종 인센티브를 주는 것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용적률을 더 준다고 하면 당연히 이런 멋진 빌라가 탄생할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바꿔나가야 합니다. 그래서 빌라도 내집이라고 생각하고 수요가 생기면서 단기 공급도 가능해 질 것으로 보입니다.
/최원철 한양대학교 부동산융합대학원 교수
※이 글은 필자의 주관적인 견해이며,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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