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세계 거대 IT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투자를 늘리면서 올해에 1000억달러(약 136조원) 이상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데이터센터 등 필요한 인프라로 인해 5년내 10배 더 많은 1조달러까지 투자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메타, 아마존, 구글 모기업 알파벳 등 이른바 ‘빅테크’가 수익성에 대한 뉴욕 금융가의 비관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올해 들어 AI에 유례없는 수준의 투자를 늘리고 있으며 연말까지 지난해 보다 두배로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MS와 알파벳, 아마존, 메타가 올해 상반기에 AI에 투자한 규모가 총 1060억달러(약 144조원)로 이들 기업의 총수들은 시장의 우려에도 앞으로 18개월동안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지난주 실적 발표에서 알파벳은 올해 상반기 자본투자가 250억달러(약 34조원)로 90% 증가했으며 MS는 330억달러(약 45조원)로 78% 늘었다고 밝혔다.
아마존도 부동산과 전자상거래, 물류망 투자 증가로 상반기 투자가 325억달러(약 44조원)로 2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현 시점에서는 더 늦기 전에 미리 시설을 구축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며 올해 메타의 자본투자가 총 400억달러(약 54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 대부분은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에 필요한 데이터센터 토지 구매와 건설, 그리고 주로 엔비디아에서 주로 생산하는 반도체 같은 하드웨어에 들어가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통신시장 정보업체 델오로 그룹의 애널리스트들은 고객들이 AI 제품과 서비스에 크게 지출을 할지 불확실한 상황인데도 빅테크 기업들이 앞으로 데이터센터 같은 시설에 최대 1조달러 이상 투자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알리안스번스타인의 이사 짐 티어니는 큰 기대를 걸고 있는 IT 기업 경영진들과 달리 투자자들은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지난 2일 미국 나스닥은 1만7000선이 무너져 417.98p(2.43%) 폭락한 1만6776.16으로 추락했으며 이전 고점인 지난달 10일 기록한 1만8647.45에 비해 10.03% 하락하면서 조정장에 진입했다
투자자들이 빅테크 기업들의 지출 계획에 민감해지면서 엔비디아를 비롯한 반도체주가 변동성을 보였다.
아직 경쟁력이 있는 상품 부족으로 AI 인프라 투자가 작은 인텔은 지난 2일 감원 소식에 시총이 4분의 1이 증발했다.
실적 발표후 빅테크 주식이 매도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들 기업 총수들은 투자를 감행한다는 태세다.
저커버그 메타 CEO는 메타AI챗봇으로 수익 창출에 수년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앞으로 대형언어모델(LLM) 교육을 위해서는 기존 버전 보다 10배 더 강력한 ‘컴퓨팅 파워’가 필요하게 될 것이라며 투자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현재와 같은 전환 시기에서 부족한 투자로 인한 리스크가 과잉 투자 보다 더 크다”고 말했다.
과잉 투자 우려에 대해 MS 최고재무책임자(CFO) 에이미 후드는 자사의 AI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고가의 AI용 하드웨어 구매를 곧바로 줄일 것이라며 안심시켰다.
모닝스타의 애널리스트 마이클 호델은 많은 투자자들은 현재의 빅테크 주가에 대해 1990년대말과 2000년대초의 텔레콤 거품 붕괴를 생각하는 것 같다며 하지만 “수익성 높은 기존의 사업과 요새처럼 탄탄한 대차대조표가 있는 것이 큰 차이점”이라고 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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