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보·기은 보증 프로그램 내주 신청 목표
재원은 신보 보증 여력..."운용배수 안정적"
구체적인 금리, 한도 확정엔 추가 논의必
소비자 대금 납부유예 결정한 카드사도
'부담 늘어날까' 정부 추가 지원책 주목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금융위원회가 정산 대금을 받지 못한 티메프(티몬·위메프) 피해 판매업자를 위해 마련 중인 3000억원 규모 '신용보증기금·IBK기업은행 협약 프로그램' 구축이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 프로그램 가동을 위한 추가 자금 출연은 필요치 않을 것으로 내다보는 가운데 신보의 보증 부담이 소폭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카드사를 필두로 한 금융권에서도 소비자 피해 최소화를 위해 각종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신보 보증으로 티·메프 판매업체 구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가 티메프 판매업체를 위해 조만간 시행하겠다고 밝힌 신보·기은 협약 프로그램은 신보 보증 여력을 활용해 가동하는 방식이 될 예정이다. 정부의 추가 출연 없이 신보의 일반보증 운용배수(보증잔액/보증재원)를 높이는 형태를 선택했다.
신보는 앞서 2024년 업무계획에 총보증 운용배수를 12.5배 이내로 관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경제 불확실성 등에 비춰 목표 비율을 적정 운용배수(10배)보다 높여 잡은 것이다. 신보의 법정 운용배수는 20배지만 시뮬레이션상 15배를 넘어가면 보증 제도를 제대로 운용하기 어렵다고 추산한다.
특히 계정별로 살펴보면 일반보증 운용배수를 9.3배로 전망해 전년(9.1배)보다 전망치를 높였다. 계정상 유동화회사 보증이나 저금리대환 위탁, 소상공인 위탁 등을 제외한 모든 사업은 일반보증으로 분류돼 신보·기은 협약 프로그램도 이를 재원으로 할 예정이다.
이번 신규 프로그램 가동으로 신보 보증비율 일부 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관리 비율까지 여력이 있어 치명적이지 않다는 관측이다. 신보 관계자는 "현재 총보증 운용배수가 7배를 상회하는 정도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며 "일반보증 총량이 61조원이 넘는 것을 감안하면 3000억원은 크지 않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히지만 최근 신보 부실률이 높아지는 가운데 보증배수가 높아지는 점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지난 2021년 2.0%이던 일반보증 부실률은 코로나19를 거치며 2023년 3.5%를 기록, 2024년 4.2%를 목표치로 삼는 상황이 됐다. 이미 지난해 말 신보가 제시한 2024년 총보증 운용배수 9.5배라는 목표치도 적정 운용배수의 턱밑까지 차오른 수치다.
최원목 신보 이사장은 지난 5월말 기자간담회에서 소상공인 등에 대한 정부 지원이 늘면서 당장 보증 축소를 논의하긴 이르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보증 규모는 계속 늘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고 지금 수준을 유지하거나 부분적으로 줄여야 될 지 모른다"고 언급했다.
금리와 한도, 보증비율 등을 확정 짓기 위해서는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통상 신보는 기업 1곳당 3억원 한도, 보증비율 90% 범위 내에서 재난 특례보증을 제공했다. 다만 금감원이 티메프 판매업체의 실제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는 만큼 기업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에서 한도나 금리 등을 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이르면 다음주부터 중진공·소진공을 통한 긴급경영안정자금과 함께 신보·기은 프로그램 지원 신청도 받는다는 계획이다.
"카드사 부담 확대되나" 추가 지원책 주목
이런 상황에서 티몬·위메프 사태로 상품을 받지 못하거나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해 이의신청을 제기한 소비자들에게 결제대금 납부를 유예해주기한 카드사들도 금융당국의 추가지원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BC·하나·NH농협카드 등 9개 전업카드사는 티몬·위메프 사태로 상품을 받지 못하거나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해 이의신청을 제기한 소비자들에게 결제대금 납부 유예를 실시한다. 티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를 두고 결제대행업체(PG사)뿐만 아니라 카드사도 관련 손실을 분담해야 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조치다.
여신금융업계 관계자는 "할부 항변 가능 거래(20만원·3개월 이상 할부 거래 중 잔여 할부금이 남아있는 경우)를 한 회원들에게 문자를 보내 결제 대금 납부 유예를 안내 중"이라고 말했다. 이는 할부에 한해 진행되는 것인 만큼 각 카드사가 지게 되는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피해규모가 커질 경우 카드사가 손실을 부담하게 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카드업계는 금융당국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카드사 부담 여부는 결제취소 규모가 확정된 후에 논의해볼 수 있는 문제"라고 말해 규모가 커질 경우 어떤 식으로든지 카드사에도 고통분담 요구가 있을 전망이다.
결제취소를 떠안게 된 PG사의 유동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만큼 카드사가 PG사로부터 받을 대금을 유예해준다든지 PG사의 가맹수수료를 인하해주는 등의 방안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7월 30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PG사가 손실을 떠안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카드사와의 (책임 분담 등) 상황 조정에 대해서는 무시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챙겨보겠다는 것"이라고 언급하며 카드사도 손실을 분담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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