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애플의 지분을 대거 매각한 것으로 3일(현지시간) 확인됐다. 버핏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버크셔해서웨이는 이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공시에서 2·4분기 중 애플 보유지분의 절반 가까이를 매각했다고 밝혔다. 버핏이 애플 지분을 모두 팔고 떠나려는 것인 지, 가파른 주가 상승으로 포트폴리오에서 지나치게 높아진 애플 비중을 낮추려는 것인 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버크셔해서웨이는 2·4분기 말 기준으로 보유 현금이 2770억달러(약 377조원)에 달한다. 애플 지분 매각에 따른 평가차익과 자동차보험사 가이코 등의 선전 덕분으로 폴이된다.
버크셔해서웨이가 SEC에 제출한 10-Q 보고서에 따르면 애플 보유 지분 규모는 지난 3월 말 7억8900만주에서 6월 말 약 4억주로 대폭 축소됐다. 지분가치는 2·4분기 말 842억달러 수준으로 줄었다. 여전히 애플 전체 지분의 약 2.6%를 보유한 대주주다.
시장에서는 버핏이 2·4분기에도 애플 지분을 매각한 것으로 추정했으나 이처럼 대규모로 팔아치웠을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당초 1억주 안팎을 매각한 것으로 추산한 바 있으나 버핏은 이보다 4배 가까이를 팔아치웠다. 버핏이 애플의 지분을 매각한 배경에 대해서는 추측만 무성할 뿐 확인된 바 없다.
공시에서도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애플의 주가가 이미 고점이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의 주가가 인공지능(AI) 아이폰 출시 기대감에 상승세로 전환한 2·4분기 중에 대거 내다 팔았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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