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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빠진 독' 부동산 대신 첨단산업에 대대적 투자[글로벌 리포트]

AI·항공우주·신에너지·양자 등
美 의식한 듯 '신품질 생산' 강조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이석우 특파원】 '신질 생산력'과 '고품질 생산'은 향후 중국 경제 운용의 가장 두드러진 핵심 키워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내세운 신조어로 첨단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기술력과 생산력을 뜻한다.

지난 7월 폐막된 20기 3중 전회와 잇단 후속 회의 및 조치 등으로 구체화되고 있는 이 키워드를 중국 지도부는 '중국식 현대화 강국 건설'을 위한 핵심 수단으로 보고 있다.

20기 3중 전회에서 집중 육성하기로 명시된 전략산업 분야는 차세대 정보통신기술(ICT), 인공지능(AI), 항공·우주, 신에너지, 신재료, 첨단 장비, 생물·의약, 양자 과학·기술 등이다.

부동산 부양 같은 곳에 돈을 쓰지 않고 동원할 수 있는 자본력을 신질 생산력과 고품질 생산을 위한 첨단 기술개발에 집중시키겠다는 것이 이번 3중 전회의 후속 조치에서 나타난 명확한 메시지다.

지난 7월 3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주재로 진행된 중국 공산당 정치국 회의는 높은 수준의 과학 기술 자립·자강과 핵심 기술에 대한 연구 강화를 다시 강조했다.

신질 생산력과 고품질 생산을 앞세운 이 같은 첨단 과학기술에 대한 중국의 대대적인 투자 결정은 한국의 산업 경쟁력에 큰 도전으로 부상했다. 과거 중국의 양적 성장에 올라타서 성장하던 시대는 끝났고 중국의 빠른 첨단 기술의 도약으로 중국의 도전이 거세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상훈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베이징사무소장은 4일 "3중전회의 후속 정책이 성장률 등 단기적 경제 처방보다는 미국과 장기적인 전략 경쟁을 염두에 둔 중장기적인 산업 개편, 구조개혁 등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첨단 분야를 둘러싼 한중 간 경쟁 격화를 경고했다.

황재원 코트라 중국본부장은 "시진핑 3기를 관통할 경제 전략 키워드로 '신품질 생산력'이 재확인됐다"면서 "신품질 생산력의 핵심 전략 산업 분야들은 우리 미래 핵심 산업과도 중첩돼 있어 한중간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연구개발(R&D) 자원을 반도체 등 격차 유지가 가능한 핵심 분야에 집중하면서, 신품질 생산력 활동과 연관된 서비스 산업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찾아나가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사회과학원의 연구원은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천문학적인 액수의 재원을 첨단 기술분야 육성에 투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민영경제촉진법 제정, 벤처 창업 등에 대한 금융지원 제도 확대 등도 이 같은 첨단기술 발전과 육성을 위한 연장선에서 진행되고 있다.

첨단 전략 산업의 발전 가속화를 위해 민간 영역의 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투자 확대를 위한 투자 기금 제도도 확대해 나가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