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전주 대비 1.9%포인트 내린 32.8%로 나타난 여론조사 결과가 5일 나왔다. 30%대 중반으로 올라섰던 3주간의 상승세가 4주 만에 꺾였다. 사진=리얼미터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30% 중반대를 잠시 이어오다 다시 초반대로 내려앉았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임명과 야당 단독처리 법안들에 대한 윤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 예고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5일 공개된 에너지경제신문 의뢰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전주 대비 1.9%포인트 내려간 32.8%로 나타났다. 7월 셋째 주에 34.5%로 반등한 뒤 전주까지 34.7%를 기록했지만 30% 중반대를 끝내 지키지 못했다. 부정평가도 63.2%로 1.4%포인트 올랐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에서 5.8%포인트, 인천·경기에서 2.2%포인트 떨어져 각각 30.5%와 31.2%로 수도권 지지도가 하락했다. 광주·전라에서도 3.9%포인트 하락해 12.8%에 그쳤다. 연령대별로는 50대에서 8.3%포인트 대폭 떨어져 25.7%를 기록했다. 주요 지지층인 60대와 70대도 각기 2.4%포인트와 4.8%포인트가 떨어져 44.5%와 52.2%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보수층도 3.5%포인트 내려가 55.6%로 집계됐다.
이진숙, 임명 직후 KBS·MBC 이사 교체..野, 이틀만 탄핵소추
지지율 끌어내린 요인은 우선 이 위원장 임명을 둘러싼 잡음이 꼽힌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국회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없이 이 위원장 임명을 강행하는 동시에 김태규 부위원장을 인선해 방통위 2인 체제를 만들었다. 같은 날 이 위원장은 관례인 현충원 참배를 생략하고 곧장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해 한국방송공사(KBS) 이사 7명을 윤 대통령에게 추천하는 안과 문화방송(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 교체안을 의결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탄핵소추안을 처리해 직무가 정지되기 전에 정부·여당의 숙원을 해결한 것이다. 이튿날인 지난 1일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이 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고생 많다”고 인사를 건넸다. 다음 날인 2일 야당은 이 위원장 탄핵안을 의결했고, 직무가 정지된 이 위원장은 헌법재판소 심판 대비에 들어갔다.
6일 방송4법 재의요구 예상..민생지원금법·노봉법도 거부권 예고
야당이 연이어 단독처리 한 법안들에 대해 대통령실과 정부가 나서 뚜렷하게 거부권 행사 예고를 한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야당의 입법독주와 대통령의 재의요구가 반복되는 상황이 부각돼서다.
대통령실과 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정부에 이송된 방송4법(방송통신위원회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에 대해선 오는 6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 국무회의에서 거부권 행사 건의안이 의결될 전망이다. 이 경우 이날부터 여름휴가에 들어간 윤 대통령은 휴가기간 중 재의요구권 행사를 재가하게 된다.
야당은 지난 2일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35만원씩 민생지원금을 지급하는 민생회복지원금지급 특별조치법을 단독처리했고,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노동조합에 대한 손해배상을 제한하는 내용의 노란봉투법(노동조합·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을 밀어붙일 예정이다.
민생지원금법을 두고 대통령실에선 ‘위헌’이라고 지적했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법안 통과 직후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노란봉투법에 대해선 대통령실과 여당인 국민의힘이 ‘파업조장법’이라 규정하며 마찬가지로 거부권 행사를 예고했다.
야당은 윤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남발한다고 비난하는 반면, 대통령실은 헌법상 대통령의 헌법 수호 책무를 들어 재의요구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한편 인용된 여론조사는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10명을 대상으로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