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대학 모델 준비하는 최양희 한림대 총장에게 듣는다
지난해 교육부 글로컬 대학 최종 선정
글로벌 성장 목표는 'K-University'
교육 위기 해결할 중장기적 비전 수립
혁신 위해 대학구조 해체 및 재조립
수년간 AI기반 교육개혁 성공적 진행
중장기 미션 융합·글로벌·로컬 제시
국내 최초 마이크로 캠퍼스 시군 개설
글로벌 일류대학 지향 혁신 지속 실행
최양희 한림대 총장이 지난 5일 대학본부 집무실에서 본지 취재진을 만나고 있다. 한림대 제공
【춘천=김기섭 기자】"한림대가 K-팝, K-푸드처럼 K-유니버시티(University)로 글로벌 혁신대학 모델을 제시하겠다."
최양희 한림대 총장은 2021년 취임사에서 제 4세대 대학 모델인 ‘University 4.0’을 발표했다. 이후 2년여만인 지난해 11월 교육부의 ‘2023년 글로컬대학30 사업’ 최종 선정 명단에 한림대가 포함됐다.
최종 선정에 앞서 한림대가 교육부에 제출한 글로컬대학30 실행계획서는 단기에 완성된 플랜이 아니다. 최 총장이 취임사에서 발표한 ‘University 4.0’에서 이미 제시했던 내용 대부분이 포함됐고 방향성도 동일했다.
대학이 지역, 기업, 시민과 소통하며 사회변화의 중심에 서는 모델을 도입하고 성공적으로 추진하는 등 혁신적인 구상이 있었기에 글로컬대학 최종 10개 대학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한림대의 글로벌 성장 목표인 K-University는 교육부 글로컬대학 사업의 취지, 목표를 충족시키고 있다. 최 총장은 "과거 수십 년간 수십조의 예산을 대학 구조조정, 혁신, 지역 활성화에 쏟아부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며 "비효율, 기득권, 단기에 치우친 목표를 극복하려면 의사결정이 유연하고 구성원의 단합된 의지가 강하고 기득권 해체가 용이한 대학이어야 하는데 한림대가 이런 조건들을 잘 충족시키는 사립대"라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컬대학 사업은 로컬 뿐만 아니라 글로벌 차원에서도 인정받을 혁신대학을 육성하려는 정책"이라며 "한림대의 글로벌 성장 목표인 K-University가 이에 잘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최 종장은 K-University 혁신 모델을 제시하기 위해 기존부터 시행하고 있는 △융합 △복수전공 필수화 △AI기반 교육 △지역산업 협력 △기술투자 △창업지원 △열린대학 △거버넌스 개방 등을 조금 더 체계화시켜 추진할 계획이다. 다음은 최 총장과의 일문일답
최양희 한림대 총장이 지난 5일 대학본부 집무실에서 본지 취재진을 만나 'K-유니버시티' 혁신 모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림대 제공
―대학이 위기다. 원인과 해결책은 뭔가.
▲시대는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대학은 적응하는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제도적으로 법적으로 대학이 학위를 줄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이었는데 이제는 학위보다도 개인의 실질적인 역량과 능력을 중요시하는 시대가 되면서 위기를 겪을 수밖에 없다. 특히 대학 교육에 대한 강력한 대안의 등장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학 교육에 버금가는 사교육 집단이 많다. 직원을 채용한 후 집중적으로 교육을 시키는 기업들이 대표적이다. 온라인 교육의 범람도 한 원인이다.
위기를 극복하려면 대학이 달라져야 한다. 과거는 대학 랭킹을 기반으로 줄을 세웠다. 하지만 수월성만 따지면 안된다. 사회에 가장 적합한 구조의 대학도 필요하다. 그래서 고안해낸 것이 ‘University 4.0’이다. University 4.0은 지역 사회 중심에 위치해야 하고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필요한 인재를 공급해야 한다. 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지만 실제는 세계적으로 University 4.0을 달성한 대학은 극소수다. 그래서 한림대가 대학 혁신을 위해 University 4.0 모델을 제시하려고 한다.
―혁신을 위한 한림대의 솔루션은 무엇인가.
▲한마디로 말해 대학 구조의 해체와 재조립이다. 재설계하자는 뜻이다. 현재 대학의 폐쇄적인 구조로는 시대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다. 칸막이가 쳐진 학과 중심구조, 기득권은 새로운 전공개설, 융합학문의 출현을 방해할 수밖에 없다. 현재의 대학 운영방식에서 탈출해야 한다. 기득권을 없애고, 칸막이를 부수고, 새로운 방향으로 신속히 전환하려면 기존 기능을 해체하고 새로운 구조를 도입해야 한다.
한림대가 채택한 솔루션은 융합연구원을 신설하고 해체된 기능 중 기획, 평가, 융합에 관한 기능들을 이양 받는 것이다. 그래서 3개의 융합연구원을 설립했다. 우선 도헌학술원은 인문, 사회, 경영, 미디어 학과에 관한 전략을 종합적으로 살피며 관련 분야의 전공조직 신설, 융합을 총괄하고 있다. 교수 채용과 승진, 연봉을 정하고 대형 연구사업을 기획하는 일도 맡고 있다. 다른 두 개의 융합연구원은 의료바이오 융합연구원과 AI융합연구원이다. 연구원은 각각 10~20개의 전공을 관장하게 된다.
―인공지능(AI) 기반 교육 개혁도 진행되나.
▲지난해 교육부 글로컬대학 1차 선정될 때 누차 강조한 것이 한림대는 10년, 20년 장기 플랜을 갖고 있고 이미 시작했다는 점이었다. 왜냐하면 교육부는 5년 기한의 글로컬 사업을 통해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한림대는 장기 플랜을 5년에 맞춰 끝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그 예로 한림대 20년 장기 플랜에는 AI기반 교육개혁이 포함돼 있고 다양하게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우선 AI기반 고등교육시스템을 한림대에 구축하고 광범위하게 진행하고 있다. 이를 안정화시킨 후 글로벌로 보급해 한국의 AI기반 대학교육혁신시스템을 글로벌 디팩토 표준으로 확립할 방침이다. 또한 K-University 전략을 고려해 다양한 교육환경에 적용 가능하도록 시스템 모듈화, 외부 개발자를 위한 협력 및 개방을 추진할 생각이다. AI교수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도 구체화되고 있다. 과목의 개설, 실러부스 작성, 교안 구성, 수업 진행, 학생평가 등을 AI가 담당하는 소위 'AI교수'를 채택하려고 한다.
―지역사회와 소통, 협력을 위한 사업이 있나.
▲한림대 건학이념과 2040 중장기 비전에서 한림대의 미션을 융합과 글로벌, 로컬로 제시하고 있다. 글로컬 사업이 지향하는 목표와 일치한다. 특히 로컬분야 전략으로 '마이크로 캠퍼스'를 도입했다. 마이크로 캠퍼스란 강원특별자치도 18개 시군에 한림대가 운영하는 찾아가는 캠퍼스를 의미한다. 넓게 퍼져있는 강원지역을 위한 밀착형 프로그램으로 교육은 물론 기술 지원, 창업, 시민 서비스, 평생 교육 등이 마이크로 캠퍼스에서 이뤄진다. 이미 동해시와 화천군, 횡성군 등에 설치, 협업 중이고 최근 정선군에 6번째 마이크로 캠퍼스를 오픈했으며 올해 말에는 7개로 늘어날 것이다. 창업과 관련해서는 춘천 전역에 개방형 창업공간인 'Station C'를 조성하고 있다. 춘천시도 창업관련 시정에 한림대 창업 브랜드인 'Station C'를 사용하기로 했을 정도로 지역 사회의 호응을 얻고 있다.
―마지막으로 강원도민들에게 한 말씀해달라.
▲글로컬대학 사업은 로컬만이 아니라 글로벌 차원에서도 인정받을 혁신대학을 육성하려는 정책이다. 한림대가 추진하는 'K-University'의 목표도 마찬가지다. 한림대는 생존이 아닌 성장형 파괴적 혁신으로 근본적 변화를 이끌어 내는 계획을 세웠고 시스템 구축을 통해 장기적으로 안정되고 지속적으로 혁신이 가능하도록 내용을 조율했다.
이같은 혁신안은 구성원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으며 따라서 빠르고 쉽게 가시적인 성과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시행하고 있는 융합, 복수전공 필수화, AI기반 교육, 지역산업 협력, 기술투자, 창업지원, 열린대학, 거버넌스 개방 등을 조금 더 체계화했다. 한림대는 성의를 다해 성공적인 글로컬대학, K-University로 보답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kees26@fnnews.com 김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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