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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4월과 달리 입체적 공격"…'저항의 축' 총동원 가능성

중동 '일촉즉발' 확전 위기감
이란, 이스라엘 최대한 타격 예고
수도 텔아비브 군시설 이외도 목표
美군대·지중해 가스유전 타격 예상
아이언돔 교란위해 공격 장기화도
각국 항공편 취소 등 중동 대피령

이란 "4월과 달리 입체적 공격"…'저항의 축' 총동원 가능성
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북부 갈릴리 지역에서 이스라엘군의 방공망 아이언돔이 레바논 남부에서 날아온 미사일을 요격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란과 이스라엘간 충돌로 중동 지역이 일촉즉발의 확전 위기에 처하자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미국과 요르단 등이 이란을 만류하고 있지만 이란이 "중동 전쟁 불사" 입장을 보이고 있어 전쟁을 피할 수 없다는 우려에서다. 미국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긴급 소집해 중동 사태 논의에 나선 가운데 이란이 지난 4월 공격과는 달리 최대한의 타격을 주기 위해 입체적인 공격을 경고하고 있다.

■미국 등 주변국 비상

미국은 중동 지역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중동 주둔 미군을 지휘하는 마이클 에릭 쿠릴라 중부사령부 사령관은 중동을 방문했고,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중동에 해군과 공군력을 증강했다.

타임오브이스라엘은 4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5일 미국 백악관 상황실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긴급 소집해 전운이 고조된 '중동 사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과 전화 통화를 할 것이라고 백악관은 전했다. 존 커비 NSC 전략소통조정관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여전히 이 전쟁을 끝낼 최선의 방법은 휴전 합의라고 믿는다"라며 "매우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7월 31일 이란에서 하마스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가 피살되며, 휴전은커녕 중동 전역으로의 확전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커비 조정관은 "(이란의) 최고지도자가 복수를 말하면 우리는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라며 "언제 무엇이 될지 모르지만 우리는 준비돼 있어야 하며 이스라엘 방어 지원 역량을 유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중동 지역에서 긴장감이 커지며 미국을 비롯해 유럽 주요 국가는 이스라엘과 인근 국가로의 자국민 여행 금지 또는 자제를 권고 중이다. 프랑스는 3일 레바논과 이란을 방문 중인 자국민에게 귀국을 강력히 권고했고 미국은 지난 4일 "가능한 모든 항공권을 이용해" 레바논에서 탈출할 것을 촉구했다. 캐나다, 핀란드, 스웨덴 등이 레바논 또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지역에 최근의 중동 정세를 이유로 여행 금지령을 발령했다. 특히 스웨덴은 레바논 대사관을 폐쇄하고 직원들을 인근 키프로스로 피신시켰다.

세계 주요 항공사들은 레바논을 오가는 항공편 운항을 취소하고 있다. 미국 유나이티드와 델타, 독일 루프트한자, 프랑스 에어프랑스 등의 항공사가 레바논 노선 운항을 잠정 중단한 상황이다.

■이란, 4월과 다른 입체적인 공격 전망

이란이 이스라엘 공격에 나설 경우 지난 4월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 펼쳐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4일 미국의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이란이 이스라엘군에 최대한의 타격을 주기 위해 수도 텔아비브의 군시설뿐만 아니라 이 지역의 미국 군대와 지중해의 가스유전까지 포함하는 입체적인 공격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일단 ISW는 이번에 이란이 공습할 경우 지난 4월 당시 대이스라엘 공습보다 대규모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시 이란은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이 폭격받아 이란혁명수비대 고위 간부들이 사망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을 향해 360여기의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했지만, 99%가 이스라엘과 미국의 대공무기에 의해 격추됐다. 따라서 이란은 이스라엘의 방공망을 뚫기 위해 발사체의 수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 또 레바논의 헤즈볼라과 예멘 반군 후티, 이란의 영향권에 있는 이라크 민병대 등 '저항의 축'의 자원까지 총동원할 가능성이 높다.

ISW는 이스라엘과 가까운 레바논이나 시리아, 이라크에서 발사하는 미사일이나 드론이 이스라엘에 더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란에서 발사하는 미사일은 1000km 이상 비행해야 하기 때문에 이스라엘이나 미국이 격추할 시간적 여유가 있는데 비해 레바논과 시리아, 이라크에서 발사하는 미사일은 거리가 더 가깝고 더 짧은 시간에 목표물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이번에는 이스라엘의 방공망을 교란하기 위해 목표물의 수를 늘리고 지난 4월 공격 때와 달리 공격을 하루에 그치지 않고 며칠간 연속 진행하며 장기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스라엘의 대응을 일정 기간 지켜보면서 방공망의 허점을 발견하면 추가로 공략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