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 일어나도 상관없다." "선제타격 고려할 수도 있다." 중동지역이 '일촉즉발'의 상황에 처했다. 수도 한복판에서 동맹세력의 지도자가 피살된 데 분노한 이란은 군사적 보복을 천명했고, 이스라엘은 억제 수단으로 선제공격을 고려하고 있어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일간지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과 AP통신을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이란은 미국과 아랍 국가들의 보복자제 요청에도 전쟁 촉발을 불사하면서 거부했다.
지난 7월 30일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마친 하마스 정치국장 이스마일 하니예가 머물던 숙소가 공격을 받아 그가 사망하자 이란은 이스라엘이 배후에 있는 것으로 의심하며 보복을 예고해왔다.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공격을 예고하자 요르단과 레바논은 이란 정부 설득을 위해 외교장관들을 테헤란에 보냈으나 이란은 이들에게 이스라엘을 공격할 준비를 마쳤으며 "전쟁을 촉발해도 상관하지 않는다"고 입장을 밝혔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가자전쟁의 역내 확전을 우려한 미국이 아랍국을 통해 보복을 만류하려 했지만 이란이 거부한 것이다. 미국은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서방과의 관계개선을 꾀하는 상황에서 자제력을 보여줄 경우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이란을 달랬지만 이런 회유가 먹히지 않는 상황이라고 소식통들은 입을 모았다.
이스라엘도 모든 공격은 보복을 부를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이스라엘은 미사일을 포함한 이란이 개입하는 공격에 대비하고 있다고 익명의 이스라엘 정부 관리가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내각회의에서 "이스라엘은 이란 주도 악의 지축과 맞서 다중전선에서 이미 싸우고 있다"며 모든 상황에 대비해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방송 채널12는 이스라엘 보안당국이 방어조치뿐만 아니라 레바논 등 필요한 곳에 선제공격을 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방위군(IDF) 대변인 다니엘 하가리는 레바논에 있는 친이란 무장세력 헤즈볼라를 주시하면서 계획을 세워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또 네타냐후 총리를 비롯한 전시내각 고위 지도부가 장기간 머물 수 있는 지하벙커를 준비해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2006년 준공된 지하벙커는 동예루살렘 지하에 위치하며 현존하는 다양한 무기체계의 공격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내부에 지휘·통제소를 구축해 텔아비브의 국방부 본부와도 직통으로 교신할 수 있어 일명 '국가관리센터'로 불린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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