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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공포지수' 팬데믹 이후 4년여 만에 최고...저가 매수 시점(?)

[파이낸셜뉴스]
'월가 공포지수' 팬데믹 이후 4년여 만에 최고...저가 매수 시점(?)
뉴욕 증시가 경기침체 우려 속에 폭락한 5일(현지시간) '월가 공포지수'라는 별명이 있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가 장 초반 65p를 넘기며 4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날 미국 뉴욕 맨해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한 중개인이 심각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들여다보고 있다. AP 연합


'월가 공포지수'라고 부르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가 5일(현지시간) 4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뉴욕 증시가 코로나19 팬데믹 봉쇄로 붕괴했던 2020년 3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당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두 차례에 걸쳐 긴급 금리 인하에 나선 바 있다.

미국에 긴급 금리 인하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VIX 폭등은 되레 저가 매수 기회라는 분석도 나온다.

VIX 폭등

VIX는 지난 주말보다 15.18p(64.90%) 폭등한 38.57로 치솟았다.

VIX가 30을 넘어섰다는 것은 시장이 '급격한 변동' 상태에 들어갔다는 뜻이다.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3% 안팎 폭락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이 3.4% 폭락한 1만6200,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3.0% 폭락한 5186으로 미끄러졌다.

대형 우량주 30개로 구성된 다우존스산업평균도 1000p 넘게 폭락하며 2.6% 폭락한 3만8703으로 주저앉았다.

중소형주 2000개로 구성된 러셀2000은 3.3% 폭락한 2039로 추락했다.

이날 VIX는 장 초반 65p 이상으로 치솟기도 했다.

불과 1주일 전 약 17p, 2일에도 약 23p로 마감했던 VIX가 순식간에 2일 마감가에 비해 3배 가까이 폭등한 것이다.

이는 2020년 3월 팬데믹 봉쇄에 따른 증시 붕괴 당시 기록한 이전 최고치 85.47 이후 최고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비록 VIX 폭등세가 종종 급격한 시장 매도세와 함께 나타나고는 하지만 대개 이같은 급격한 변동은 단기에 그치고 주식 시장 반등의 전조 역할을 하기도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표적인 월스트리트 낙관론자 가운데 한 명인 톰 리 펀드스트래트 리서치 책임자는 CNBC와 인터뷰에서 "VIX가 고점을 찍고 하락하기 시작하면 회복이 급격히 이뤄질 수 있다"면서 "VIX 흐름을 잘 관찰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매수 시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공포지수가 폭등했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되레 지금이 저가 매수 기회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우선 이날 폭락세 배경이다.

미 경기침체 우려가 높아진 것이 증시 폭락을 불렀지만 컴퓨터를 통한 매매, 투기적 매매가 급격히 증가한 것이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지적들이 나온다.

투기적 매매가 급증한 배경으로는 일본 엔화를 빌려 투자하는 엔캐리트레이드 철수가 꼽히고 있다.

일본 국채를 공매도한 뒤 이를 통해 확보한 엔을 미국이나 유럽 주식 매수로 돌렸던 엔캐리투자자들이 이를 회수하면서 시장 변동성이 급격히 높아졌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지난주 일본은행(BOJ)이 17년 만에 첫 금리 인상에 나서자 엔캐리트레이드를 접고 이 돈을 다시 일본으로 빠르게 되돌리고 있다.

그 여파로 VIX가 폭등했다고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이는 되레 주식 매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경험으로 볼 때 VIX가 30 이상에서 마감한 날 S&P500에 투자한 이들이 1년 뒤 수익을 낸 경우가 87%에 이른다는 것이다.

이날 폭락을 이끌었던 엔비디아에도 전문가들의 낙관 전망이 이어지는 것 역시 이같은 밝은 전망에 힘을 보탠다.

번스타인의 마크 리 애널리스트는 블랙웰 출시가 2~3개월 늦어질 수 있지만 이 때문에 블랙웰 반도체와 관련한 매출 전망에 변화가 있는 것도 아니고, 공백을 기존 호퍼 반도체가 메꿀 것이라고 낙관했다.

씨티 애널리스트 아티프 말릭도 5일 분석 노트에서 AI 수요가 강력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일부 고객사들이 기존 호퍼 반도체 수요를 늘릴 가능성이 높다면서 블랙웰 출시 지연에 따른 매출 감소가 상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