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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걸 "연준, 긴급 금리 인하 필요"..."9월 회의까지 1.5%p 낮춰야"

[파이낸셜뉴스]
시걸 "연준, 긴급 금리 인하 필요"..."9월 회의까지 1.5%p 낮춰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다음 달 17~18일(현지시간)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규 회의에 앞서 긴급 FOMC 회의를 열어 기준 금리를 0.5%p 인하해야 한다는 '긴급 금리 인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달 31일 워싱턴 연준 청사에서 FOMC 회의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 연합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긴급 금리 인하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8회 연속 금리 동결을 결정하고, 기자회견을 통해 9월 금리 인하를 예고한 가운데 이 같은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0.75%p씩 두 번 인하 필요


9월은 늦다는 주장 총대를 멘 것은 월스트리트 영향력이 큰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 재무학 명예교수 제러미 시걸이다.

시걸 명예교수는 5일(현지시간) CNBC와 인터뷰에서 연준이 다음 달 17~18일 FOMC 전에 0.75%p 긴급 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9월 회의에서 금리를 0.75%p 더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두 차례에 걸쳐 연준 기준 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 목표치를 1.5%p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시걸의 주장대로라면 현재 5.25~5.50%인 연준 기준 금리가 다음달 FOMC 뒤에는 4.00~4.25% 수준으로 떨어져야 한다.

그는 지금의 연준 기준 금리는 지나치게 높다면서 3.5~4% 사이로 낮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걸은 긴급 금리 인하가 필요한 이유로 노동 시장이 급격히 둔화하고 있는 점을 꼽았다.

그는 미국의 7월 실업률이 2021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4.3%로 치솟았다면서 이는 연준의 실업률 목표치인 4.2%를 웃도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시걸은 아울러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그동안 90% 폭락해 연준 목표치인 2%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연준이 금리 인하를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경기침체 우려


시장에서는 미 경제가 파월 의장의 호언장담과 달리 경착륙하면서 침체에 빠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급속히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 2일 노동부가 발표한 7월 고용동향이 이 같은 우려에 기름을 부었다.

미 7월 실업률은 전월비 0.2%p 상승한 4.3%를 기록하며 경기침체 우려를 자극했다.

연준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클로디아 샴이 제시한 '샴의 법칙'도 시장에서 회자되고 있다.

샴에 따르면 최근 3개월 실업률 평균이 전년도 3개월 실업률 평균치 저점에 비해 0.5%p 이상 높으면 이를 경기침체 신호로 간주해야 한다.

샴의 법칙을 따르자면 미 경제는 현재 경기 침체 신호를 보내고 있다.

지난 석 달 미 실업률 평균은 4.13%로 지난해 3개월 평균치 저점 3.6%에 비해 0.53%p 높다.

긴급 금리 인하, 시장 환호할 것


시걸은 연준의 긴급 금리 인하가 혹여 시장에 패닉을 부르고, 연준이 다시 금리를 더 내려야 하는 악순환을 부르지는 않겠느냐는 우려도 일축했다.

그는 실상 연준의 긴급 금리 인하는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걸은 닷컴 거품 붕괴 당시인 2001년 초, 당시 앨런 그린스펀 의장의 0.5%p 긴급 금리 인하를 단적인 예로 제시했다.

'경제의 마에스트로'라고 부르던 그린스펀 의장은 2000년 12월 FOMC에서 금리를 동결했다가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자 이듬해인 2001년 초 FOMC 일정보다 서둘러 0.5%p 긴급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시걸은 당시 연준의 긴급 금리 인하에 시장이 환호했다면서 증시가 급격한 상승 랠리를 탔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준이 시장보다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라면서 시장이 연준보다 많이 알고 있기 때문에 연준이 시장 반응에 대응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