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 합리적 조정·리베이트 근절 등 공익이 더 중대"
동아ST 전경 /사진=동아ST
[파이낸셜뉴스] 불법 리베이트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제약사 동아ST의 의약품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약가 인하 처분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김순열 부장판사)는 동아ST가 복지부를 상대로 제기한 약제 상한금액 조정처분 취소 소송에서 최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동아ST와 임직원들은 2009년 2월~2012년 10월 병·의원에 3433회에 걸쳐 약 44억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2016년 유죄를 확정받았다. 이외에도 약사법 위반 혐의로 여러차례 재판에 넘겨져 유죄가 확정됐다.
이에 복지부는 동아ST의 130개 약제의 가격을 평균 6.54% 인하할 것을 고시했다. 국민건강보험법 등은 '판매촉진을 위해 금품을 제공하는 등 유통질서를 문란하게 한 것이 확인된 약제'에 대해 상한금액을 직권으로 조정해 고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처분에 불복한 동아ST는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약가인하율 산정과 관련해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는 이유로 복지부의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복지부는 판결 취지에 맞춰 재처분 절차에 착수했고, 122개 약제에 대해 평균 9.63%를 인하할 것을 고시했다.
동아ST는 복지부가 가격을 조정한 약제를 선정하는 데 있어 위법이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품목허가를 받기 전 리베이트가 이뤄진 약제, 처방되지 않거나 소량의 처방만 이뤄진 약제 등까지 가격 조정 대상에 포함한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다.
그러나 재판부는 "리베이트가 특정 의약품의 판매촉진을 위해 제공된 것임을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가 없는 경우, 리베이트는 포괄적으로 그 회사가 취급하는 모든 의약품의 판매촉진을 위해 제공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동아ST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제약회사 등의 리베이트 제공이 해당 요양기관의 처방 증대로 이어지지 못하는 소위 '실패한 리베이트'가 있을 수 있다"며 "하지만 판매 촉진에 실패한 약제라고 하더라도, 이에 대해 리베이트가 제공됐다면 해당 약제의 상한금액에는 리베이트 상당의 거품이 끼어있다고 의제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5년간 수백여 곳의 요양기관에 합계 60억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했고, 그 방식도 조직적이고 계획적이었으므로 제재 필요성이 매우 크다"며 "원고가 주장하는 불이익보다 처분으로 달성하려고 하는 약가의 합리적 조정, 리베이트의 근절이라는 공익이 더 중대하므로, 이 사건 처분은 비례의 원칙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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